애도의 시대 – 탄광의 카나리아 같은 죽음들

천세진
천세진 인증된 계정 · 문화비평가, 시인
2023/09/12
출처 - 픽사베이
    언제부턴가 한국 사회에도 ‘사회적 애도’의 문화가 생겨났다. 이전에도 사회적 애도가 있었다고 말하겠지만, 이전의 애도는 국가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맡았던 이들과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이들의 죽음에 대한 것이었다. 정치가나 유명인사의 죽음에 대해 사회 구성원들이 동의하고 참여하는 애도는 사회적 애도라기보다는 ‘공적 애도’ 정도의 다른 말을 사용하는 것이 타당하다. 

    한 인간의 죽음이라는 양상은 같지만, 사회적 애도와 공적 애도는 죽음에 이르게 된 양상과 그 죽음이 사람들에게 일으키는 반향이 다르기 때문에 죽음을 대하는 감정 또한 다르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공적 애도에서는 잘 알려져 있었던 이에 대한 흠모에 따른 감정적 여운이 짙게 나타나지만, 사회적 애도에서는 정서적 공감과 유대가 강하게 나타난다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공적 애도의 대상이 된 죽음은 거의 대부분 문제적이지 않은 자연사이지만, 사회적 애도의 대상은 전부가 문제적인 죽음으로 자연사가 아니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사회에서 생겨난 사회적 애도의 대상은 대중에게 전혀 알려지지 않은 평범한 이들의 안타까운 죽음이었다. 겉으로만 보면 타인의 죽음에 대한 성숙한 문화가 생긴 것으로 착각할 수 있다. 사회 구성원 대부분과 인연이 없었고, 사회적으로도 전혀 알려지지 않았던 누군가의 죽음을 애도하는 것은 그 사회가 타인의 삶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고 죽음에 대한 깊은 사유를 갖고 있는 것으로 판단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사진 출처 - 한겨례
    하지만 지금의 애도는 그렇게 해석할 수 ...
천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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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순간의 젤리>(2017 세종도서 문학나눔 선정), <풍경도둑>(2020 아르코 문학나눔도서 선정), 장편소설<이야기꾼 미로>, 문화비평서<어제를 표절했다-스타일 탄생의 비밀>, 광주가톨릭평화방송 <천세진 시인의 인문학 산책>, 일간지 칼럼 필진(2006∼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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