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 장수왕이 대한민국 윤석열 대통령에게

김형민
김형민 인증된 계정 · 역사 이야기 좋아하는 50대 직장인
2023/03/09
장수왕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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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래 살아서 ‘장수왕’이라는 칭호가 붙은 고구려 왕이로다. 태조왕이 119세까지 살다 돌7아가셨다고 하나 좀 믿기 어려운 구석이 있으니만큼, 나는 아마도 한반도와 만주 일대를 지배한 왕조의 왕들 가운데에서 가장 오래 살았던 왕이 아닌가 싶다.. 아흔 일곱 살에 죽었고 재위 기간 또한 79년 2개월이니 참으로 긴 세월이었느니. 아버지 광개토대왕은 일찍 가셨는데 나는 왜 이리 오래 살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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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왕릉으로 여겨지는 장군총

내 신하 중 누군가는 이렇게 농을 걸었다. 워낙 욕을 많이 먹어서 오래 사셨다고. 딴에는 그렇다. 내가 왕으로 있었던 5세기 역시 동북아시아의 격동기였고, 고구려의 군주로서 이 격동의 파도를 타고 넘고 눈치 보고 때로는 눈 딱 감고 뒤통수치는 일도 수없이 하다보니 아직도 귀가 가려울 정도로 욕을 먹었기 때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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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9수는 했지만 사법고시에 패스한 그대이니 한국사를 열심히 공부했으리라. 나를 두고 교과서 속에서 나의 치세에 고구려는 동북아 최강국으로 군림했다고 배웠을 테지만 반은 맞고 반은 틀린다. 어쩌면 당시 고구려의 위상은 그대 치세의 한국과 비슷한 여지가 많으리라. 내 증조부 고국원왕때만 해도 동네북을 면하지 못했으되 중국 대륙의 나라들도 무시하지 못할 수준의 야무진 국력으로 일대를 호령하는 나라였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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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앞서 말한 것처럼 나는 내 재위 기간 내내 전쟁보다도 더 치열한 외교를 펼쳐야 했고, 전쟁과 평화의 줄을 타야 했고,, 실리와 명분 사이에서 종종걸음을 쳐야 했다. 나는 전쟁보다 외교에 능숙한 군주였다. 그런 연고로 오늘 먼 훗날 나라를 맡은 이에게 몇 마디 전하고자 하니 마땅히 가려 듣기 바라노라. 

내가 왕위에 올랐을 때 선비족 탁발(拓跋)씨의 왕조 북위가 강성해지고 있었고 요서 지역에는 북연이 버티고 있었다. 양자강 이남에는 동진 왕조가 있었고 내 즉위 7년 뒤인 420년 양자강 이남에서는 동진을 무너뜨린 유유(劉裕)의 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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