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축복받지 못한 탄생

박제령 · 바이럴마케터
2024/03/21
1992년 12월 27일 늦은 밤 

눈앞이 안보일 정도로 폭설이 내리고 있다 

발목까지 무릎까지 쌓이는 눈
차 한대도 지나가지 않는 상황
큰 도로가에 만삭의 여자가 서있다 

빨리 대학병원에 가야 하는데 
택시가 아예 안보이고 안잡히는 상황에 
만삭의 여자는 울고 있다 

"왜 택시가 하나도 안잡히는거야"

"이럴바에야 낙태를 해버리는게 낫지" 

"박항주는 결혼때부터 도움이 안되더니 
이 상황에서도 도움이 안되네" 

"원래 결혼할 생각도 없었는데 
왜 아이가 생겨가지고 ..." 

"차라리 차에 치여 죽어버렸으면 좋겠다..." 

"안그래도 가난하고 미래도 없는데 죽는게 낫지" 

더이상 안보이는 어둠과 미래에 
만삭의 여인은 쌩쌩달리는 찻길로 뛰어 들었다 
빵빵울리는 차 경적소리도 안들릴만큼 
죽음이 두렵지 않았고 죽음에 대한 열망이 컸다 

"그래 뱃속에 있는 아기야 
여긴 니가 살아갈 세상이 아니다 그냥 죽자"

그렇게 만삭의 여자는 차도에 뛰어내렸다 
차도에 뛰어내리는 순간
차 한대가 쌩하고 달려왔다 
차 주인은 만삭의 여자를 보고 욕을 했다 

"아~xxx가 눈 똑바로 뜨고 다녀" 

만삭의 여자는 순간 화가 났지만 
아이가 나올 위기에 차마 화를 낼수 없었다

그러자 차 주인은 여자의 배를 보고
임신했다는것을 알아보더니

"뱃속에 아이가 보고 뭐라고 생각하겠냐?" 
"ㅉㅉ 한심하다" 

보통 같았으면 이 얘기를 듣고 
한판 붙어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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