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승수효과 ㅣ 이 무식한 양반들아

악담
악담 · 악담은 덕담이다.
2024/03/21
유튜브 영상 캡처

욕을 예술로 승화하는 데 천부적 자질을 갖춘, 16년 동안 쌍욕을 연구하신 쌍욕 전문가 " 어머찰지게쌍욕하신다성석제 " 선생은 << 도망자 이치도 >> 라는 소설에서 다음과 같은 욕을 흐드러지게 말한다. 
" 아아아, 지미랄 것, 너희 똥도 못 처먹는 개새끼들, 다 나와. 너 술도가 나와. 너 농약 가게 하는 놈 나와. 너 고무신 장수 나와. 너 기름 팔아처먹는 놈 나오고 떡쳐서 파는 놈, 말고기를 소고기라고 속여 파는 놈 나와. 쌀 배달하는 놈, 소리사 하는 놈 다 나와. 철공소, 목공소, 철물점, 대장간, 도장집, 문방구, 성냥공장, 엿도가, 고물상 나와라. 우체국, 경찰서, 읍 사무소, 세무서, 소방서 다 나오란 말이다. 개새끼들아, 나왔으면 일렬로 서. 이놈의 새끼들, 내 마누라하고 재미 본 그 대가리들, 잘 놀게 내가 그냥 놔둘 줄 알았냐. 야, 너 흔들거리는 놈, 똑바로 서 ! 내가 땜장이라고 우습게 봤어. 사나이 봉달이를 우습게 봤다 이 말이야. 내가 오늘부터 너희 대가리에 헛구멍난 걸 몽땅 때우겠다 이 말씀이야. 너희 마누라들, 그 구멍도 다 때워버리겠어. 이눔의 새끼들, 똑바로 안 서 ! 차렷, 열중 쉬어, 차렷, 경례 ! " 
걸쭉한 입말의 향연'이 압권이다. 욕을 하려면 이 정도는 해야 한다. 소설 속 봉달이'는 좀 띨띨한 사내다. 사내구실'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은 분명하다. 오죽했으면 봉달이 마누라의 욕정'을 온 동네 남정네들이 채워줬겠는가. 이 소설에서 봉달이 마누라는 방석집 작부로 나온다. 내가 소설 << 순정 >> 에 나오는 욕 배틀을 보면서 깨달은 것 중 하나'는 직업의 다양성'이다. 소설을 읽다 보니 그 옛날의 가게들이 떠오르는 것이다. 장사 안 되는 횟집 수족관의 개불처럼 흐늘흐늘한 봉달이 아저씨는 술기운에 용기를 내어 저잣거리에 ...
얼룩패스
지금 가입하고
얼룩소의 모든 글을 만나보세요.
이미 회원이신가요? 로그인
대한민국 1호 하드보일드 센티멘털리티 악담 전문가.
812
팔로워 298
팔로잉 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