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로 고립된 20대의 고통과 절망에 대하여
2023/09/19
20대 초반은 선택의 시간이다. 강요된 교육 체계에서 막 벗어나 다 커버린 몸과 불안한 정신으로 무엇이든 선택할 수 있다는 환상에 젖는다. 제약 없는 사고방식, 무모할수록 추앙받는 삶, 폭발할듯한 자아, 자존, 선을 넘으면 넘을수록, 누구도 다다르지 못한 지위에 올랐다는 착각, 지금의 환상과 망상이 지금까지의 나와 앞으로의 나를 전부 채울 거라는 현재의 나에게 부르짖는 또 다른 주입식 외침. 끊임없이 나를 세뇌하는 나, 나는 유일하고 나는 특별하며 나는 누구에게도 속하지 않고 나는 나로 존재하기에 행복할 수 있다는 극단적 독립성. 스스로의 근력만으로 어미의 뱃속을 탈출한게 아니면서도 젊음은 어느 순간 모두의 머리 위로 스스로 올라갔다며 아무도 듣지 않는 세상을 향해 홀로 절벽으로 올라가 포효한다. 누구도 나를 건드릴 수 없다고. 나는 오직 나라고.
만인의 지식과 정보, 경험의 양과 질이 나이에 비례하지 않지만, 죽기 전까지 버티다 보면 어떤 깨달음이 육체와 영혼을 관통하며 더 나은 인간이 되고 싶은 욕망으로 가득 채워주기도 한다. 크리스토퍼 맥캔들리스(에밀 허쉬)는 고립을 자처한 게 아니었다. 적어도 그렇게 보였다. 그가 흔히 묘사되는 사랑과 행복이 넘치는 가정환경에서 스스로의 한계...
Copywriter. Author.
『저항 금기 해방-여성영화에 대하여』, 『너의 시체라도 발견했으면 좋겠어』, 『도로시 사전』, 『광고회사를 떠나며』, 『저녁이 없는 삶』 등을 썼다.
신춘문예 단편소설 당선. sk0279@naver.com
@merged_ego 독립된 자아로 추앙받기엔 너무 처절하고 서러웠던 몸부림으로 기억되는 영화입니다.
이미 봤던 영화인데도 다시 한번 찾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리뷰네요. 잘 읽었습니다.
@merged_ego 독립된 자아로 추앙받기엔 너무 처절하고 서러웠던 몸부림으로 기억되는 영화입니다.
이미 봤던 영화인데도 다시 한번 찾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리뷰네요.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