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의 정치참여는 어떻게 이뤄져야 할까?
2024/03/08
선거철이 돌아오자 여기저기서 새로 출마하시는 분들이 많이 보인다. 내가 속한 여러 시민단체에서도 자신의 큰뜻을 펼치기 위해 정치에 뛰어드시는 분들이 많이 있다. 시민단체에 속해 오랫동안 활동하신 분들이 시민단체 활동에 한계를 느끼고 정치에 뛰어드는 것 자체는 부정할 일이 아니지만, 이쯤에서 한번은 과연 저분들의 정치적 성공이 한국사회에 유의미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지에 대해 생각해보아야 하지 않을까 한다. 아무래도 1990년대 이후의 수많은 시민사회의 구성원들이 정치에 뛰어들었지만 그들이 이룬 많은 성취만큼이나 실망도 많이 안겨주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사례가 아닐까 한다. 박원순 시장의 생의 마지막 과오에 대해서 논하려는 게 아니라, 맨 처음으로 되돌아가서 서울시정의 성과에 대해 살펴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논형 출판사에서 나온 <독일사회를 인터뷰하다>(논형, 2005)를 참고해보면 박원순 시장은 독일사회, 일본사회 등의 여러 시민단체들을 인터뷰하고 연구하며 시민사회의 저변을 이루고 있는 NGO 등의 여러 단체들이 이룩하는 풀뿌리 민주주의에 관심이 많았다. 이후의 서울시정에서 보여주었던 마을재생이나 도시공간 관련된 사업들에 대한 여러 아이디어도 이 책에서 맹아적인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어떻게 이끌어낼 것인가, 하는 문제의식이 상당히 선명하게 드러나 있는 책이다. 특히 5층 이상의 건물이나 대형 쇼핑몰의 건설을 규제하여 42% 이상의 녹지공간을 유지하는 베를린식의 개발방식에 대한 관심은 이후의 한국 시정에서 도시 재개발을 규제하던 박원순식의 시정의 핵심과 맞닿아 있다. 그렇지만 과연 그의 그러한 시정활동이 한국 시민단체 및 시민사회의 활성화에 유의미한 유산을 남겼을까? 선뜻 긍정하기는 어려워 보인다는 게 솔직한 심정이다.
왜 그럴까? 시민단체의 활동가로서의 박원순이 정치인 박원순으로 재탄생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그리고 그가 남긴 어떠한 유산들이 존재하는데도 불구하고 그의 활동을 이어나갈 '조직'이 존...
논형 출판사에서 나온 <독일사회를 인터뷰하다>(논형, 2005)를 참고해보면 박원순 시장은 독일사회, 일본사회 등의 여러 시민단체들을 인터뷰하고 연구하며 시민사회의 저변을 이루고 있는 NGO 등의 여러 단체들이 이룩하는 풀뿌리 민주주의에 관심이 많았다. 이후의 서울시정에서 보여주었던 마을재생이나 도시공간 관련된 사업들에 대한 여러 아이디어도 이 책에서 맹아적인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어떻게 이끌어낼 것인가, 하는 문제의식이 상당히 선명하게 드러나 있는 책이다. 특히 5층 이상의 건물이나 대형 쇼핑몰의 건설을 규제하여 42% 이상의 녹지공간을 유지하는 베를린식의 개발방식에 대한 관심은 이후의 한국 시정에서 도시 재개발을 규제하던 박원순식의 시정의 핵심과 맞닿아 있다. 그렇지만 과연 그의 그러한 시정활동이 한국 시민단체 및 시민사회의 활성화에 유의미한 유산을 남겼을까? 선뜻 긍정하기는 어려워 보인다는 게 솔직한 심정이다.
왜 그럴까? 시민단체의 활동가로서의 박원순이 정치인 박원순으로 재탄생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그리고 그가 남긴 어떠한 유산들이 존재하는데도 불구하고 그의 활동을 이어나갈 '조직'이 존...
@라인란트 정확하십니다. 그래서 선거제도의 변화와 시민사회의 조직화가 함께 움직여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또 그렇다고 이게 쉽지는 않은 문제 같습니다. 지역구를 아주 배제하는 게 과연 정치철학적 차원에서도 좋은 정체의 형성에 도움이 되는지 따져보아야 할 듯합니다.
수도권 다선의원들의 역대 포스터를 비교해보면 선수가 쌓일수록 자신의 고유한 정체성은 희미해지고 너도나도 소위 '지역 일꾼'론을 강조하는 재미있는(?) 현상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국토위가 늘 선호 상임위 1순위인 게 국토부 관료 출신이 그렇게 많아서가 아닌 것과 비슷한 맥락이겠죠.
저는 현행 소선거구제에 비교적 옹호적인 입장이지만 지역구제가 필연적으로 갖는 단점이 이 부분 아닐까 싶습니다. 선거에서 당선되는 게 제1순위인 정치인으로서는 결국 지역구제에선 법조인 출신이건 관료 출신이건 시민사회 출신이건 전부 '지역구 민원 해결사' 역할을 하는 게 제1순위가 되고, 그러면 자기가 전문성을 가진 의정활동 분야는 상대적으로 뒷전이 되기 쉬운 환경이니까요.
@라인란트 정확하십니다. 그래서 선거제도의 변화와 시민사회의 조직화가 함께 움직여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또 그렇다고 이게 쉽지는 않은 문제 같습니다. 지역구를 아주 배제하는 게 과연 정치철학적 차원에서도 좋은 정체의 형성에 도움이 되는지 따져보아야 할 듯합니다.
수도권 다선의원들의 역대 포스터를 비교해보면 선수가 쌓일수록 자신의 고유한 정체성은 희미해지고 너도나도 소위 '지역 일꾼'론을 강조하는 재미있는(?) 현상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국토위가 늘 선호 상임위 1순위인 게 국토부 관료 출신이 그렇게 많아서가 아닌 것과 비슷한 맥락이겠죠.
저는 현행 소선거구제에 비교적 옹호적인 입장이지만 지역구제가 필연적으로 갖는 단점이 이 부분 아닐까 싶습니다. 선거에서 당선되는 게 제1순위인 정치인으로서는 결국 지역구제에선 법조인 출신이건 관료 출신이건 시민사회 출신이건 전부 '지역구 민원 해결사' 역할을 하는 게 제1순위가 되고, 그러면 자기가 전문성을 가진 의정활동 분야는 상대적으로 뒷전이 되기 쉬운 환경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