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억 6천으로도, 7평짜리 방에서 당당할 수 없다.

상수리 · 세상을 보는 눈
2021/10/19
자취를 시작한지 벌써 10년이 다 되어간다.

종로에 있는 월세방을 처음 구했는데,
원룸 하나를 룸메와 함께 나눠썼다.

보증금 1000에 57만원짜리 방이었는데,
보증금 낼 500만원도 없어 절절맸던 기억이 난다.
그 방은 작았지만 나에게 또다른 안식처였고,
어쩔땐 나에겐 가장 들어가기 싫은 곳이기도 했다.

어느날은 보일러가 동파됐다.
10년이 넘은 건물이라, 소음도 크고, 따뜻하지도 않아
언젠가는 고장이 나겠거니 했었는데 보란듯 고장이 난 거였다.

룸메는 다른 집으로 피난을 가고,
 나만 오도카니 남아 보일러 수리공을 기다렸다.
우선 수리를 하면 돈은 나중에 줄테니, 알아서하라는 집주인의 말 때문이었다.

수리는 반나절에 걸쳐 끝났고,
결국 새 보일러를 달았으나 집주인의 말은 지켜지지 못했다.
너희가 보일러를 제대로 안 썼겠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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