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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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논쟁

드라마 <더데이즈>, 오염수 시대의 프리퀄

노경호
노경호 · 연구자
2023/06/19
1. 드라마 <더데이즈>에 대한 간단한 감상평
독일에 머무르는 덕분에 한국에서는 볼 수 없다고 하는 넷플릭스 드라마 <더데이즈>를 볼 수 있었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로 정국이 뜨거운 지금 넷플릭스가 왜 이런 '긁어부스럼'을 만드는지 이해할 수 없다. 우연이라면 어서 빨리 정상화할 일이고 - 지금까지 이런 식으로 석연치 않게 한국에만 서비스되지 않은 작품이 있었던가? - , 우연이 아니라면 정말 멍청한 짓을 한 셈이다. 미국에 가자마자 대통령과 영부인이 넷플릭스 CEO를 만난 것을 치적으로 치켜세우던 언론 보도들이 귀에 쟁쟁할 정도인데, 어떻게 이 장면을 겹쳐보지 않을 수 있을까? 아직도 누군가가 뭔가 자신들에게 불리할 것 같은 것을 없는 듯 감추면 괜찮을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다면 하루 빨리 마음을 바꿔먹던지, 책임질 자리에서 내려오던지 해야 한다. 이 드라마가 주는 교훈의 상당 부분은 그렇게 있는 사실을 감추고 왜곡해서는 아무것도 나아지지 않는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넷플릭스 드라마 <더 데이스> 예고편. 유튜브 캡처
드라마는 다소 진행의 호흡이 느리다는 느낌은 있었지만, 그조차도 이 사건을 마주한 당사자들의 답답하고 막막한 심정을 드러내는 것 같았다. 딱히 당시의 책임자들을 미화한다는 느낌도 들지 않았다. 이미 사건의 경과가 자세하게 알려진 만큼, 모든 것을 완벽하게 해냈다고 거짓말할 수도 없었을 것이고, 실제로 이 정도의 결과라도 얻기 위해 목숨을 걸고 고군분투 했던 사람들의 노고를 그들이 '일본인'이기 때문에 무시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한다.

거의 모든 귀신 이야기가 "어떻게 지평좌표계에 고정을 하셨죠?"라는 신조 밈이 된 물음 하나로 사실상 '나가리' 된 지금, 그런 공포스러운 존재를 대체할 최고의 조건은 방사능이 갖춘 것 같다. 눈에는 보이지 않고, 보통은 매개체를 통해서만 확인 가능하며, 그렇게 주변에 있을 때마다 특유한 소리를 내고, 결국 인간을 해하는 존재인데, 귀신과는 달리 실체까지 있다니! 드라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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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고대철학과 정치철학을 공부합니다; 번역: <정치철학사>(공역, 도서출판길, 2021), <자유주의 이전의 민주주의>(후마니타스, 2023); 신문 <뉴스토마토> 시론 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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