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식하는 데이터, 시간의 관념을 바꾸다
2023/08/27
증식하는 데이터, 시간의 관념을 바꾸다
이제 인터넷 네트워크는 준(準)자연의 지위에 도달했습니다. 해와 달, 공기에 못지않게 당연히 존재해야 할 일상의 전제 조건 가운데 하나로 인터넷을 빼놓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구글 네트워크가 운영하는 데이터 서버만 해도 180만 대에 달하고, 2~3년마다 그 숫자가 80만 대씩 늘어나고 있습니다.
유튜브도 이 네트워크의 일원이다. 이곳으로 유입되고 전송되는 엄청난 비트의 데이터가 인간의 시간을 에워싸고 있습니다. 우리의 신체는 그 모든 정보의 흐름을 엮는 중계 장치이자 입출구로 코드화됩니다. 따라서 디지털리즘을 우리 몸의 신진대사, 생체 에너지의 강도와 리듬, 욕망, 정동의 흐름에 얽힌 생태계의 문제로 파악하는 일은 매우 중요합니다. 이 신체는 어떻게 음악을 듣습니까?
음악을 듣는다? 이 질문은 문제의 핵심을 정확하게 겨냥하고 있지 않습니다. 디지털리즘은 음악을 듣는 일에 소비되는 시간보다 음악을 들을 수 있는 대기 상태를 유지하는 일에 더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동원합니다. 신체 일부처럼 휴대하고 다니는 스마트폰에서 그 사실을 당장 확인할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은 네트와 우리의 몸을 잇는 매개일 뿐만 아니라 시간과 관심의 교환을 중계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