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력

유민제
유민제 · 감성적인 고딩
2022/03/05
난 내가 꽃길만 걸은줄 알았어
모든것들이 너무나 편했어
늘 영원할 것만 같았어
그래 지금도 그 영원을 이어가고 있어 

난 이 영원에서 벗어나지 못해 
편한 일상들
내가 걸어온 꽃길 

얼룩진 신발을 보고서야 
내가 걸어온 곳이 늪이란걸 알았어 

꽃인줄만 알았던 침수식물들
날 붙잡아두던 덩쿨들 

실은 나 알고 있었어
알면서도 기피하지 않았어
알고 나서도 너무나 편했거든
꽃들이 너무나 아름다웠거든 

그래 난 이 꽃길을 계속 걸어가겠지 
아름다운 꽃들에게 사로잡힌 채로
난 계속 걸어가겠지
죄책감 속에서 무덤덤해진 채
나를 속여가며 계속 걸어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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