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22년은 좁은 문이었다

원상연
원상연 · 작가지망생
2023/02/15
한겨레신문

2022년. 
임인년, 검은 호랑이의 해. 
 
 
 누군가 내게 '땅의 기운에서 겨울이 끝나고 봄이 오는 첫 해'라기에 그 봄이 나에게도 곧 찾아을 것이라 기대하며 시작했었다. 22년도는 새로운 곳에서의 적응이 끝나고 입지를 다질 수 있는 첫 해였다. 살얼음판이었던 적응기간 일 년을 버텨내고 마주한 22년의 1월은 누군가에겐 새해이자 처음이었겠지만 나에겐 새로운 시작을 위한 마지막 관문이었다. 이 큰 고비만 넘기고 찰나의 순간들만 버티면 인고의 시간은 끝나는 것이다.
 
 내가 맡은 일에 대해 별다른 선택지 없이 모두 해내야만 했던 2020년.
 포기라는 선택지 앞에서 용기가 없어 발걸음을 돌려 제자리로 돌아왔던 2021년.
 2년 만에 마주한 좁은 문을 통과하기까지 단 한 걸음만이 남은 2022년.
 
 이처럼 나에게 2022년은 앙드레 지드의 좁은 문'이었다. 
(성스러움을 향하는 길의 의미 대신 아무나 들어갈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힘써야하는 관문의 의미로 사용함)
 
 그러나 너무 기대했던 탓인지, 아직 때가 되지 않았던 것인지..그것도 아니라면 모두에게 찾아을 봄이 나에겐 과분하다 여겨졌던 것인지 모르겠으나 나에겐 그 봄의 빛 한줄기조차 쉬이 주어지지 않았다. 많은 것을 바란 것도 아니었고 그저 남들만큼만, 아니 적어도 이 불합리한 상황에서 벗어나기만을 간절히 바래왔던 나였다. 하지만 신이 장난이라도 치는 듯이, 끝없는 나의 노력을 비웃는 듯이, 무얼 하건 내 의지대로 되는건 단 하나도 없었다. 날 구렁텅이로 빠뜨린 건 내가 아닌데 난 그 속에서 내 노력으로도 벗어날 수 없었다.
 나에게만 야박한 세상과 사람들이 미웠고, 남들에겐 대가 없이 주어진 사소한 것들조차 가질 수 없다는 사실에 억한 심정이 들었고 생각은 꼬일 대로 꼬여버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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