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력과 확신 그리고 운 - 행운에 속지 마라

송진영
송진영 · 책 읽는 걸 좋아하는 사람
2023/09/01
이 책의 제목이 너무 강렬해서 그런지 모든 것을 '운'으로 돌린다는 얘기가 많이 나왔나보다. 탈렙은 이 책의 서두에서 자신은 그런 주장을 한 적이 없다며 억울함을 호소한다. 자신이 말하고 싶은 건 우리의 생각 이상으로 운이 작동하며, 우리는 편향에 사로잡혀서 제대로 바라보지 못한다는 것을 지적하고 싶었던 것일뿐이라는 거다. 

 

책을 읽다보니 억울할 만 했다. 

 

100페이지에 보면 이런 구절이 나온다.

능력이 있는데도 인생에서 불운을 맞이한 사람들은 결국 다시 일어서게 될 것이다. 운 좋은 바보는 인생에서 운의 덕을 보았더라도, 장기적으로는 점차 불운한 바보들과 비슷한 상태가 될 것이다. 모두가 자신의 장기 속성으로 돌아가게 된다.
 

탈렙이 능력을 완전히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는 걸 명확히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렇다면 왜 탈렙은 이런 오해를 받는것일까? 

 

우선 책이 어렵게 쓰여졌기 때문에 그럴 가능성이 농후하다. 자신의 주장을 다른 사람들이 읽기 쉽고 명확히 써놓았다면 오해의 가능성은 줄어든다. 하지만 그는 개성이 뚜렷한 사람이고, 자신의 방식을 고수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그런 배려는 하지 않았고 오해를 불러일으켰다.

 

다음으로 회의론의 본질적 특성 때문이지 않나 싶었다. 그는 자신이 회의론자라며 계속해서 의심한다는 걸 강조하고, 포퍼의 과학철학 이론을 얘기한다. 포퍼의 주장에 따르면 우리는 어떤 이론을 입증할 수는 없고 반증만 할 수 있을 따름이다. 즉 확신을 할 수 없다는 얘기다. 여기서 이론이라는 단어 대신 능력이라는 단어를 넣더라도 비슷한 맥락으로 통할 수 있을 것이다. 

 

즉 우리는 능력이라는 것에 대해 확신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특히 물질세계로 보이는 세계가 아닌 비물질세계, 즉 금융세계에서는 특히 더더욱 그렇다는 것이다. 그래서 탈렙은 책 전반에 걸쳐 주구장창 치과의사 이야기를 빼놓지 않는다. 치과의학도 포퍼의 이론대로 계속해서 이론이 나오고 반증을 거치며 계속해서 변화를 거듭하고 있...
얼룩패스
지금 가입하고
얼룩소의 모든 글을 만나보세요.
이미 회원이신가요? 로그인
책 읽고 생각하는 걸 좋아합니다. 주변 사람들과 나누며 행복하게 살고 싶습니다.
49
팔로워 1
팔로잉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