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와 작가
-밥은 먹고 다니니?
송이 동태전을 우물거리며 말한다.
-하루 한 두끼는 먹어.
문이 고추전을 잘라 먹는다.
-곡은 잘 써져?
작가 문이 가수 송에게 물었다. 무명 천지이므로 굳이 무명이라 할 것도 없는 그들이다.
-쓰긴 하는데 부르기도 싫고 팔리지도 않아. 글은 좀 어때? 아직도 전처럼 쓰니?
-전처럼?
-뭘 쓰려는 게 아니라 쓰고나서 아 내가 이런 걸 이렇게 썼구나, 하는 식 말야.
-그렇지 뭐...
둘은 가볍게 막걸리 잔을 부딪친다.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하지...
-아직 십 년도 안 됐잖아?
문과 송이 거울보듯 웃었다.
-십 년이 지나면 그 땐 더 할 게 없어져서 우린 계속하게 될 거야.
-그럼 다행이지...
-그럴까?
-그럼. 그 때 가서도 이렇게 살긴 쉽지 않을 걸.
-그 안에 뜰 수 있을까?
-꼭 떠야지. 세상에서 뜨던가 세상을 뜨던가...
-ㅎㅎㅎㅎㅎ
-물에 가라앉으면 바닥을 차고 오를 수 있지만 공기 중에서는 뜨기가 어려워.
-.....
-그러니까 어떻게든 바닥을 찾아야 차고 오를 수 있어.
-빠져 죽을 수도 있잖아?
-그러니까. 이래 죽으나 저래 죽으나 마찬가지라 이렇게 사는 거 아냐?
-넌 참 거지같은 소릴 그럴 듯하게 해.
-옳은 얘길 쉽게 하는 거야.
-가사 좀 써줄래?
-그러지 뭐. 데모 곡 보내.
-가사 주면 곡 붙이려고.
-그런 게 어딨어? 아무 필이 없잖아?
-넌 혼자서 시작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