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셋, 내 사주가 어떤가 하면

조율
조율 · 도서관 덕후. 배우고 가르치는 사람.
2023/10/01
추석 연휴 중 9월의 마지막 날, 샤로수길에서 생일인 후배를 만나 밥을 먹고 2차로 와인 한잔 하러 가는 길에 보인 타로 카페. 재미로 타로나 한번 봐볼까 들어갔다가 어쩌다 만원 짜리 타로 대신 삼만원 짜리 사주를 같이 보았다.
   
계속 일을 해야 하는 삶. 쉬는 것보다 일을 해야 편한 사주. 일도 잘 하고 부지런하고 책임감도 있어서 60, 70이 되어도 일은 계속 있으니 큰 부자는 아니어도 먹고 살기엔 부족한 없는 삶. 아이들을 너무 사랑해서 희생하는 삶. 그래서 자기를 돌보지 못하는 것이 문제. 선비같이 꼬장꼬장한 데가 있어서 괜찮은 척 강한 척 하지만 겉과 달리 속은 무른 사람. 내내 괜찮은 척 하는 삶에 익숙한 사람. 직업은 배우고 주는 사람. 선생, 약사, 의사 같은 직업군에 어울린다. 생각이 많고 스트레스도 많아서 위장이 약하니 조심해야 하고, 평생 일해야 하니 너무 혹사하지 말고 운동도 하고 여행도 다니며 쉬어가면서 스스로에게 힐링도 주면서 살아야 한다.
   
마음이 허한 때라 처음 몇 소절에는 감동해서 조금 눈물이 날 것도 같았는데 듣다보니 마흔 셋, 화장기 없이 수수한 꾸민 데 없는 모범생처럼 보이는 여자를 앞에 두고선 어느 누군도 지레짐작으로 할 수 있는 뻔한 이야기를 15분 정도 늘어놓고 3만원이라니! 그런데 같이간 후배는 옆에서 내 사주를 들으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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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과 글의 힘을 믿습니다. 교육으로 더 나은 세상을 꿈꿉니다. 앎과 삶이 일치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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