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채우는 반 잔, 혼자 채우는 데이트 통장
2023/03/29
“물컵에 물이 절반 이상은 찼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이어질 일본의 성의 있는 호응에 따라서 물컵은 더 채워질 것으로 기대한다.”
박진 외교부 장관이 지난 6일 제3자 변제안을 발표하며 한 이야기입니다. 저는 지난 글에서 일본은 바뀌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외교부장관이 ‘물컵’ 이야기를 하며 자화자찬한 다다음날, 일본 외무상은 의회에 출석해 “어떤 것도 ‘강제노동에 관한 조약’ 상의 강제노동에는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이것들(개별 도항, 모집, 관 알선 등)을 강제 노동이라고 표현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합니다.
그 직후 정상회담에서 개불 수입이 논의되었다, 독도 문제가 논의되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논의되었다, 온갖 소식들이 터져 나왔습니다. 사실 여부를 떠나 이런 온갖 이야기들이 일본 언론을 통해 나온 건 일본이 한일 정상회담을 자신들의 선동장으로만 생각하고 있었다고 생각하게 합니다.
한 달도 지나지 않은 어제(28일)도 일본은 자신들이 바뀌지 않았다는 사실을 만방에 알렸습니다. 교과서에 독도가 ‘일본 고유의 영토’인데 ‘한국이 불법으로 점거’하고 있다고 기술했고, 강제징병에 ‘지원’, ‘동원’이라는 단어를 추가해 강제성을 희석시켰습니다.
다른 건 몰라도 일본은 이것 하나는 분명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우리는 바뀌지 않았다.’ 남은 반컵을 채울 마음이 없다는 의지가 너무나 명확하게 나타납니다.
대통령은 지난 21일 국무회의에서 23분 동안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며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