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진 · 사회심리학 이론을 덕질하고 있습니다.
2022/04/05
제 지도교수님이 한 20여년 쯤 전에 쓰셨던 어떤 논문이 떠오릅니다. 그 논문에서는 한국인의 내면에 존재하는 가치 체계가 '이중적인 구조' 를 갖고 있을 가능성을 암시합니다. 이는 한국인의 가치관이 겉과 속이 다르다는 게 아니라, 서로 다른 가치의 체계가 이중으로 세워져 있다는 것입니다. (기억이 가물가물하긴 하지만 당장 제가 떠올린 예를 들자면, 한국인은 가장 이상적인 국가 모델로 어렵지 않게 스웨덴이나 핀란드 같은 북유럽 사민주의 및 공동체주의적 국가를 지목합니다. 그런데 '그와 동시에', 조금만 구체화된 수준에서 캐묻기 시작하면 한국인의 손가락은 북유럽이 아니라 이제 싱가포르나 대만을 가리키기 시작합니다. 한국인들은 스웨덴을 동경하면서도 그 이면에서는 싱가포르를 향해서 열심히 노를 저어 가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두 가지 태도가 한국인의 내면에서 '상충되지 않습니다'. 단, 스웨덴과 싱가포르의 예시는 제 지도교수님의 당초 논지와는 무관할 수 있습니다.)

한국인들이 능력주의에 대해 갖는 시각을 위의 구도에 대입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본다면, 실상 한국인들도 능력주의의 한계와 결점에 대해 모르는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우리 사회의 가장 이상적인 원칙으로서 능력주의 그 자체가 아니라 포스트-능력주의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동경과 동시에, 한국인들은 주어진 현실을 경영하는 원칙을 고를 때는 저도 모르게 능력주의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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