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적 제재는 그 자체로 근대적 사법체계에 도전하고, 최소한의 검증 절차도 거치지 않아서 무고한 피해자가 양산되는 문제가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보기에 제일 큰 문제는 사적 제재는 보편성을 보장할 수 없는 사인(私人)에 의해 시행되기에, 남용될 가능성이 너무 크다는 겁니다. 흔히 사적 제재를 생각하면 본문의 예시도 그렇고, "가해자가 제대로 처벌받지 않고 잘 살기에 정의로운 내가 죄질에 맞게 처단한다" 같은 이상적인 케이스를 많이 생각합니다. 하지만 사적 제재가 그렇게 좋은 행태로만 발현된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다들 알다시피 현실에서는 돈과 권력의 불평등이 심각하고, 좋은 인격을 가진 사람이 있는 반면 나쁜 인격을 가진 사람도 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사적 제재가 일상화되면, 인격이 나쁘고 돈과 권력까지 갖춘 사람이 적반하장으로 선량한 사람에게 보복을 가할 수 있습니다. 10여년 전 전국에 공분을 불러일으킨 최철원 맷값폭행 사건을 생각해 보십시오. 요약하자면 회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