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전쟁과 오타쿠 마케팅, 정치는 어디에 - 맥도날드 제팬, 맘스터치 X 블루아카이

김다움
김다움 · 게을러요
2023/11/27
올해 가장 인상 깊은 광고는 무엇인가? PC의 버드라이트? 기묘한 조합의 '바펜하이머'? 뉴욕시의 'WE❤NYC'? 재밌는 사례가 많지만, 맥도날드 제팬의 애니메이션을 뽑고 싶다. 나는 애플이나 나이키 같은 광고보단, 정갈하고 직관적인 광고에 끌린다. 상업적 미니멀리즘과 추상성, 정신없는 연출, 지나치게 매끄러운 편집엔 정이 안 간다. 다만 맥도날드 제팬은 문화 전쟁에 휩쓸렸다. 한편에선 가부장제 혐의로 난도질당했고, 다른 한편에선 PC 조롱(anti-woke)의 재료로 동원됐다. 가부장제는 필요한 논점이지만 정도가 심했고, 반 PC는 부끄러운 무식일 뿐이다. 트렌스젠더 흑인이 출연한 3년 전 미국 광고가 지금 소환돼 조롱당할 때, 나는 절망했다. 그러면 여기서 누가 이득을 봤을까? 아마 맥도날드가 웃지 않았을까. 
제팬 맥도날드 트위터
조금 엉뚱한 생각을 했다. 맥도날드 제팬의 광고가 인상적인 이유는 최근 한국의 '오타쿠' 현상과 관련 있지 않을까? 'KIDDING 챌린지'는 흥미로웠다. <로리신 레퀴엠>은 섬뜩했다. 우마무스메 사건은 놀라웠다. 그리고, 피자알볼로-원신 콜라보는 뜨거웠다. 오타쿠들은 부끄러움마저 기꺼이 소비했다. 맘스터치도 흐름에 올라탔다. 지난 16일, 맘스터치 X 블루 아카이브 콜라보가 시작됐다.

나는 오타쿠다. 그리고 좋고 나쁨을 떠나, 오타쿠는 부끄러운 현상이다. 이를 가장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사례가 <로리신 레퀴엠>이다. <로리신 레퀴엠>이 인기를 끌 때, '세상이 망해간다'는 반농담이 함께 유행했다. 반농담은 나머지 반 정도의 진실을 담보한다. 굳이 <로리신 레퀴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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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과 언론을 전공하는데, 그다지 전문적이진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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