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유석 저, <최소한의 선의> 리뷰: 사이다보다는 따뜻한 녹차를
문유석 전 판사는 에세이 <개인주의자 선언>, 소설 <미스 함무라비>로 유명한 작가이다. <개인주의자 선언>이 출간되어 베스트셀러가 되었지만 그동안 문유석 작가의 책을 읽지 못하고 있었다. 별 다른 이유가 있다기보다는, 서점에 가면 다른 책들이 더 눈에 들어와서 우선순위에서 밀린 탓이다. 언젠가 카카오톡 선물하기 탭에 있는 '갖고 싶은 선물'에 문유석 작가의 신간 <최소한의 선의>를 넣어 놓았는데, 올해 생일에 마침 한 친구가 '갖고 싶은 선물'에 이 책이 있는 것을 보고 이 책을 선물해 주었다. 사실 나조차도 '갖고 싶은 선물' 리스트에 그 책을 넣어 두었는지 잊고 있었는데. 법조계에서 가장 '핫'한 글쟁이의 글을 이제서야 읽게 되었다.
<개인주의자 선언>을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대충 '자유주의자이자 민주시민으로 살아가는 자세'에 대한 책이라고 들어 알고 있었다. 그래서 <최소한의 선의>도 그러한 맥락에 맞닿은 책이라고 생각했다. 무슨 내용의 책인지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 그저 문유석 작가의 책이니까 한 번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최소한의 선의?>라는 책 제목도, 다 같이 살아가는 사회니까 시민들끼리 서로 최소한의 선의를 갖고 사이좋게 지내야 한다, 뭐 그 정도의 내용일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책을 펼쳐보니 당당하게 첫 장부터 '헌법'을 다루지 않는가? 하긴, 판사 출신이니 헌법에 대한 책을 쓸 법도 하지, 이렇게 생각하며 흥미롭게 책을 읽었다.
그러나 <최소한의 선의>는 흔하디 흔한 비전공자를 위한 헌법 입문서와는 다르다. '헌법'은 단지 소재일 뿐이고, 문유석 작가는 (프롤로그에도 대놓고 적었듯이) 민주사회를 살아가는 시민이 가져야 할 '사고방식'에 대해 다루고 있다. 그렇다고 문유석 작가가 '민주시민은 마땅히 이렇게 살아야 하느니라'라고 일장연설과 훈계를 일삼는 글을 잔뜩 써 놓지는 않았다. 오히려 헌법의 가장 기본이 되는 가치인 '인간의 존엄성'에서 출발해서, 차근차근 독자를 설득한다. 헌법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