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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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의 역습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인증된 계정 · 다른 시각을 권하는 불편한 매거진
2023/07/18

천일염 생산지로 유명한 신안의 염전

어렸을 적에 내가 가장 듣기 싫어했던 말은 “세상의 소금이 돼라”라는 말이었다. 학교 선생님, 또는 친구 따라 간 교회 목사님이 “소금 같은 존재가 돼라”라고 자주 말했었는데, 이는 『마태복음』의 글귀를 인용한 발언임을 나중에야 알았지만 그래도 이 말의 유용성을 알 수 없었다.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니 소금이 만일 그 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짜게 하리요. 후에는 아무 쓸데없어 다만 밖에 버리어 사람에게 밟힐 뿐이니라.”

우리가 먹고 마시는 음식에는 단맛, 신맛, 매운맛, 떫은맛, 매콤한 맛, 달콤한 맛, 시큼한 맛, 떨떠름한 맛 등 별의별 맛이 다 있는데, 하필이면 짜디짠 소금이 되라니. 다디단 사탕류의 과자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훈계’였다. 

고학년이 돼서야 예수가 강조하신 소금은 형체가 달라져도 맛이 변하지 않으며, 고로 사람은 소금처럼 한마음이어야 한다는 의미라는 걸 어렴풋이 깨달았다. 옛 시절에도 바다에서 잡아 온 물고기를 소금에 절여 부패를 방지했고, 소금 스스로 처음 그 맛을 잃지 않았으니 예수의 말씀에 인용됐을 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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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몽드 디플로마티크>는 르몽드의 대표적인 자매지로 약칭은 "르 디플로"입니다. 국제뉴스를 다루는 월간지로 30개 언어로 51개 국제판이 발행되고 있다. 조르조 아감벤, 아니 에르노, 알랭 바디우, 슬라보예 지젝, 피에르 부르디외 등 세계적 석학들이 즐겨 기고했으며, 국내에서는 한국어판이 2008년10월부터 발행되어 우리 사회에 비판적인 지적 담론의 장으로서 각광받고 있습니다. 노엄 촘스키는 <르몽드 디플로마티크>를 일컬어 "세계를 보는 창"이라고 불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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