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남편, 한국이 힘들었던 이유

ACCI
ACCI · 글과 글씨를 씁니다.
2023/06/09
"나는 한국이 좋아. 사람들도 따뜻하고... 근데 한 가지 힘든 게 있어."

"뭐?"

"광활하지가 않아. 한국이 광활하지가 않아서 힘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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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평이나 힘든 내색을 잘하지 않는 남편이 한 번씩 하던 말이었다. 나는 그럴 때마다

'광활하지 않아서 힘들구나... 그래 넓은 땅에 살다 와서 아무래도 그렇겠지.'

정도로 남의 고통을 내 맘대로 재단했다.

지평선을 매일 눈에 담지 못하는 상황이 남편에게 먹고사는 문제만큼이나 심각했을 줄은 아주 나중에야 알게 되었다. 나는 날 때부터 지평선을 보지 않는 삶에 익숙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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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 w i d e -

활 o p e n -

함 n e s s .

광활함을 얘기할 때 남편은 꼭 저 단어를 사용했다. 보통의 미국인이라면 가장 직관적으로 vastness 정도가 떠오르겠지만 남편은 광활의 '광廣:넓은'보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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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음악, 인문, 산책에 심취하며 캘리그래피와 통/번역을 업으로 하고 있습니다. 캘리포니아에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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