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잡 하는 최집사
극작가, 폴댄서, 아내, 고양이 집사
글은 써도 괴롭고 안 써도 괴롭기에, 쓰는 길을 택했습니다. 낮에는 글을 쓰고 밤에는 폴댄스를 가르칩니다. 모험이 없는 삶은 지루하다고 느끼지만 한 사람과 10년간 연애 후 결혼에 골인했습니다. 진짜 본업은 본가에 있는 10살, 8살 고양이 집사입니다.
[결혼을 포기하는 시대, 행복한 부부로 살아남기 ] 07. 내가 엄마가 될 수 있을까 : 저출산에 대하여
[결혼을 포기하는 시대, 행복한 부부로 살아남기 ] 07. 내가 엄마가 될 수 있을까 : 저출산에 대하여
최양은 어린 시절, ‘나는 애기 많이 낳을 거야!’ 라고 천진난만하게 말하고 다니는 아이였다. 스물다섯에 결혼해서, 서른 전에 최소 둘을 낳고 싶었다. 지금의 최양이 보기에 순진하고 세상 물정 모르는 말이었지만, 진심이었다. 앞선 에피소드에서도 언급했지만, 최양은 일평생 결혼에 긍정적이었고, 아이를 정말 좋아한다.최양의 엄마는 최양과 두 바퀴 띠 동갑이다. 24살 차이. 24살에 출산을 했다는 의미다. 최양은 젊은 엄마를 가졌다는 것에 큰 자부심과 행복을 느꼈다. 엄마를 보고 언니인 줄 알았다는 말이, 친구들이 우리 엄마를 ‘젊고 예쁜 엄마’로 기억한다는 사실이 최양을 기쁘게 했다. 최양의 엄마는 외모 뿐 아니라 실제로도 친구 같은 엄마가 되어 주었다. 최양이 좋아하는 아이돌 영상을 함께 봐주고, 노래방을 함께 가고, 고민을 들어주는 엄마를 보며, 최양은 나도 이 다음에 저런 엄마가 돼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최양의 꿈은 시대를 잘못 만나 이뤄질 수 없게 되었다. 많이는 ...
[결혼을 포기하는 시대, 행복한 부부로 살아남기 ] 06. 나보다 나를 더 응원해 주는 사람 : 남편의 꿈
[결혼을 포기하는 시대, 행복한 부부로 살아남기 ] 06. 나보다 나를 더 응원해 주는 사람 : 남편의 꿈
가까운 이들에게 결혼 소식을 전했을 때, 우선 먼저 축하해주고 그 담엔 걱정 어린 말을 꺼내는 경우가 많다. (친하지 않은 사람들은 보통 축하만 하지 걱정은 안 한다.) 지인들이 가장 많이 하는 걱정은 커리어에 대한 것이다.
“결혼해도 글은 계속 쓸 거지?”
“폴댄스 강사 일도 계속 할 거지?”
“갑자기 주부되고 그러는 거 아니지?”
최양은 그 바보 같은 질문을 듣고는 푸스스 웃어버리지만, 곧 상대방의 눈에서 진심어린 걱정을 읽는다. 이해한다. 최양 역시 능력 있던 여성들이 결혼하고, 혹은 출산하고 갑자기 자신의 커리어를 포기해버리는 것을 목격한 것이 한 두 번이 아니었기에. 프리랜서들의 세상에서는 더욱 그랬다. 프리랜서란, 일이 있을 때만 프리랜서이고, 일을 하지 않으면 순식간에 그냥 백수가 되는 사람들이기에. 퇴사와 같은 복잡한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커리어를 포기하기가 참 쉽다.
최양이 처음으로 뮤지컬 작업을 같이 했던 어느 작곡가님은 그 이후 둘째를 낳고 현재까지...
[결혼을 포기하는 시대, 행복한 부부로 살아남기] 05. 우리만 아는 문장들 : 함께 웃을 수 있는 사람
[결혼을 포기하는 시대, 행복한 부부로 살아남기] 05. 우리만 아는 문장들 : 함께 웃을 수 있는 사람
만약 내가 누군가에게 웃긴 이야기를 해주겠다고 해놓고, “이그젝톨리!”하고 외친다면, 그 사람은 몹시 당황할 거다. 어쩌면 내가 미쳤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
하지만 내가 남편과 밥을 먹다가 뜬금없이 “이그젝톨리!”하고 외친다면 두 사람 다 밥 먹다 말고 숨이 넘어가게 웃고 말 것이다. ‘이걸 누가 봐!’하는, 제목을 말해도 아무도 모를 작품을 보며 잠들기 전까지 꺄르르 했던 순간을 함께 떠올리며. 최양과 유군에게는 두 사람만 아는 문장들이 있다.
‘연애결혼’이 자연스러운 사회가 된 이래, ‘배우자의 성격’은 언제나 결혼 상대의 조건 1순위에 굳게 자리매김하고 있다. 물론 당연하게도 누군가에겐 재력이 가장 중요하고, 누군가에겐 외모나 학벌이 제일 중요할 수 있겠지만 여전히 대다수의 사람들이 결혼 상대의 ‘성격’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최양에게 누군가 ‘어떤 사람과 결혼하고 싶어?’라고 물으면 늘 ‘평생 친구 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답했다. 누군가와 평생 동안...
[결혼을 포기하는 시대, 행복한 부부로 살아남기] 04. <며느라기>를 보고 자란 세대 : 고부관계에 대하여
[결혼을 포기하는 시대, 행복한 부부로 살아남기] 04. <며느라기>를 보고 자란 세대 : 고부관계에 대하여
시월드. 결혼을 앞둔 여성들에게 이보다 두려운 단어가 있을까.최양 역시 결혼 전, 먼저 결혼한 여성 지인들에게 지겹도록 들었던 말이 있었다.
“시댁에 처음부터 잘하려고 하지 마라.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 줄 안다.”“시댁 가서 주방 들어가지 마라. 들어가는 순간 평생 니 거다.”“넌 잘 해 봤자 며느리고 남편은 못 해도 아들이다.”
왜 모르겠는가. 프롤로그에서도 말했듯, 최양은 결혼에는 일평생 긍정적이었지만 결혼의 사은품으로 딸려올지 모르는 것들에는 두려움이 컸다. 그 중 큰 지분을 차지한 것이 바로 시월드였다. 나에게 일어날지 안 일어날지도 모르는 이 공포에 대해 이토록 큰 두려움을 갖게 된 데는 앞서 언급한 기혼자들의 경험담이 크게 한 몫 했고, 온갖 매체의 영향도 크다.
대한민국의 결혼 제도가 여전히 가부장적임을, 그 안에서 여성들에게 얼마나 불합리하고 차별적인 상황들이 만들어지는지를 보여줘 큰 파장을 불러왔던 웹툰이 있었다. <며느라기>라는 작품이다. sn...
[결혼을 포기하는 시대, 행복한 부부로 살아남기] 03. 무던한 남편, 예민한 아내 : 성향이 다른 부부
[결혼을 포기하는 시대, 행복한 부부로 살아남기] 03. 무던한 남편, 예민한 아내 : 성향이 다른 부부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라는 책이 있듯이 인류는 꽤 오랜 시간 남녀가 어쩌면 근본 부터가 다른 종족이 아닐까, 하는 의심을 품어왔다. 내 생각은 이렇다. 남녀가 근본부터 다르다기 보다, 이 세상의 모든 인류는 각자 자기만의 행성에서 왔다. 때문에 모두가 다르고 모두가 독특하다. 서로 이해하려 해도 되질 않는다. 심지어 피로 이어진 가족관계에서 서로를 이해할 수가 없는데. 내 몸 밖에 존재하는 인간은 전적으로 타인이니 당연한 것이기도 하다.
최양과 유군도 그렇다. 두 사람은 뭐랄까, 수성과 천왕성 정도는 되는 거리에 떨어진 별에서 온 사람들이다. 선천적인 기질만을 놓고 이야기 한다면, 최양은 예민한 사람이다. 유군은 정 반대다. 유군은 기질적으로 무던하다. 당연히 모든 사람이 어떤 면에 있어서는 예민하고, 어떤 면에 있어서는 무던하지만, 내가 말하는 부분은 기질적인 면이다. 오해를 사기 전에, ‘기질이 예민하다’는 건 흔히 ‘신경질적’이라는 것과는 다르...
[결혼을 포기하는 시대, 행복한 부부로 살아남기 ] 02. 가족같다는 말 : 결혼하고 달라진 것
[결혼을 포기하는 시대, 행복한 부부로 살아남기 ] 02. 가족같다는 말 : 결혼하고 달라진 것
10년을 연애하고 결혼했다는 말에 가장 많이 돌아온 질문은,“10년 연애하면 이미 가족이었을 것 같은데. 결혼하면 뭔가 달라요?”였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10년을 연애하면’에 방점을 찍으면, 당연히 다르다는 게 내 답변인데, ‘결혼하면’에 방점을 찍으면 또 엄청 다르지도 않다는 게 내 답변이다. 물론 부부마다 다르겠지만, 지극히 주관적인 입장에서 말하자면 나라는 인간과 생활 패턴은 달라지지 않았는데, 마음가짐이 조금 달라졌달까.
‘가족 같겠다’는 말은 이미 연애 7-8년차 때부터 최양이 들어 온 이야기다. 글쎄. 다른 커플들은 그 정도 연애하면 상대가 가족 같다고 느끼는지 모르겠는데 최양은 아니었다. 최양의 기준에 ‘가족 같다’는 말은 단순히 편하고, 익숙하고, 서로를 잘 안다는 의미가 아니었기에. 남자친구는 아무리 오래 만나고 가까워도 가족 같을 수는 없다는 게 최양의 생각이었다. 물론, 때로는 가족보다도 의지가 되고, 가족보다도 서로를 잘 아는 사이라고 느끼기도 했다....
[결혼을 포기하는 시대, 행복한 부부로 살아남기] 01. 정답도 오답도 없는 : 부부사이란
[결혼을 포기하는 시대, 행복한 부부로 살아남기] 01. 정답도 오답도 없는 : 부부사이란
한국인들은 유독 나와 다른 길을 가려는 타인을 곱게 보지 못 한다는 생각을 한다. 특히 관혼상제에 대해서는 더더욱. 결혼을 준비하면서 최양과 유군은 ‘결혼 준비의 정답’이라는 거대한 벽에 수없이 부딪혀야만 했다. 당장에 결혼을 준비하려는 예비부부들은 열에 아홉은 인터넷에 먼저 ‘결혼준비 순서’를 검색하고, 웨딩 카페에 가입해 정보를 얻으며, 플래너 부터 찾아간다. 마치 정해진 정답이 이미 있는 것처럼, 그 길을 따라 가는 수많은 예비부부들. ‘결혼’이라는 눈앞의 거대한 산을 수월하게 넘어가기 위해, 누군가 개척해 놓은 등산 코스를 따라가기를 간절히 원하게 된다. 비록 코스 코스마다 막대한 통행료를 내더라도, 가고 싶지 않은 코스를 들러야 한다 해도. 내가 수풀을 해쳐 완주를 하기엔 부담이 따르니까. 그리고 누군가 혼자 삽을 들고 등산로를 개척하고 있으면, 줄 지어 가던 사람들은 바로 고개를 저으며 비난의 말을 쏟아낸다. “내가 가 봐서 아는데, 그 길 아니야!”결혼 준비만 그럴...
[결혼을 포기하는 시대, 행복한 부부로 살아남기 ] 프롤로그 : 10년 연애의 끝
[결혼을 포기하는 시대, 행복한 부부로 살아남기 ] 프롤로그 : 10년 연애의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