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포기하는 시대, 행복한 부부로 살아남기] 03. 무던한 남편, 예민한 아내 : 성향이 다른 부부
2024/04/24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라는 책이 있듯이 인류는 꽤 오랜 시간 남녀가 어쩌면 근본 부터가 다른 종족이 아닐까, 하는 의심을 품어왔다. 내 생각은 이렇다. 남녀가 근본부터 다르다기 보다, 이 세상의 모든 인류는 각자 자기만의 행성에서 왔다. 때문에 모두가 다르고 모두가 독특하다. 서로 이해하려 해도 되질 않는다. 심지어 피로 이어진 가족관계에서 서로를 이해할 수가 없는데. 내 몸 밖에 존재하는 인간은 전적으로 타인이니 당연한 것이기도 하다.
최양과 유군도 그렇다. 두 사람은 뭐랄까, 수성과 천왕성 정도는 되는 거리에 떨어진 별에서 온 사람들이다. 선천적인 기질만을 놓고 이야기 한다면, 최양은 예민한 사람이다. 유군은 정 반대다. 유군은 기질적으로 무던하다. 당연히 모든 사람이 어떤 면에 있어서는 예민하고, 어떤 면에 있어서는 무던하지만, 내가 말하는 부분은 기질적인 면이다.
오해를 사기 전에, ‘기질이 예민하다’는 건 흔히 ‘신경질적’이라는 것과는 다르다는 점을 꼭 이야기 하고 싶다. (나를 ‘예민한 사람’이라고 말하는 순간, 사람들이 보일 반응이 뻔하기에.) 선천적으로 남들보다 오감에 대한 자극, 감정에 대한 자극을 더 예민하고 섬세하게 받아들인다는 의미다.
최양의 예민한 기질은 아주 어렸을 때부터 발휘됐다. 먹는 것도, 자는 것도, 노는 것도, 모든 면에서 쉽지 않은 아이였다. 조금이라도 어딘가 불편하면 참아주지 못 했고, 가리는 것도 많았다. 모든 감각을 예민하게 사용할 줄 알았고, 타인의 미묘한 감정을 쉽게 알아챘으며, 환경과 주변 사람들의 영향을 크게 받는 아이였다.
근본적으로 최양은 잘 우는 아이였다. 슬퍼서만 우는 게 아니라, 기뻐도, 외로워도, 너무 좋아도 눈물을 흘렸다. 하루에도 몇 번씩 눈물을 쏟아서, 통제되지 않는 스스로가 어린 시절엔 힘들고 괴로웠다.
인간이 가지는 수많은 성격적 기질은 모두 객관적인 성질일 뿐 그 자체로는 선도 악도 아니다. 신경성이 높은 사람이어도 사회성을 갖추고 포용력과 다정함을 가진 사람은 모두가 좋...
글은 써도 괴롭고 안 써도 괴롭기에, 쓰는 길을 택했습니다.
낮에는 글을 쓰고 밤에는 폴댄스를 가르칩니다.
모험이 없는 삶은 지루하다고 느끼지만 한 사람과 10년간 연애 후 결혼에 골인했습니다.
진짜 본업은 본가에 있는 10살, 8살 고양이 집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