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포기하는 시대, 행복한 부부로 살아남기 ] 06. 나보다 나를 더 응원해 주는 사람 : 남편의 꿈

N잡 하는 최집사
N잡 하는 최집사 · 극작가, 폴댄서, 아내, 고양이 집사
2024/05/24

가까운 이들에게 결혼 소식을 전했을 때, 우선 먼저 축하해주고 그 담엔 걱정 어린 말을 꺼내는 경우가 많다. (친하지 않은 사람들은 보통 축하만 하지 걱정은 안 한다.) 지인들이 가장 많이 하는 걱정은 커리어에 대한 것이다.

“결혼해도 글은 계속 쓸 거지?”
“폴댄스 강사 일도 계속 할 거지?”
“갑자기 주부되고 그러는 거 아니지?”

최양은 그 바보 같은 질문을 듣고는 푸스스 웃어버리지만, 곧 상대방의 눈에서 진심어린 걱정을 읽는다. 이해한다. 최양 역시 능력 있던 여성들이 결혼하고, 혹은 출산하고 갑자기 자신의 커리어를 포기해버리는 것을 목격한 것이 한 두 번이 아니었기에. 프리랜서들의 세상에서는 더욱 그랬다. 프리랜서란, 일이 있을 때만 프리랜서이고, 일을 하지 않으면 순식간에 그냥 백수가 되는 사람들이기에. 퇴사와 같은 복잡한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커리어를 포기하기가 참 쉽다.

최양이 처음으로 뮤지컬 작업을 같이 했던 어느 작곡가님은 그 이후 둘째를 낳고 현재까지 별다른 작품 활동을 못 하고 있다. 매 해 얼굴을 볼 때마다 ‘올 해는 같이 공모를 준비해 보자.’라고 말하지만, 말 뿐이다. 두 아이를 키우느라 자신의 커리어는 언제나 뒷전으로 밀려난다. 그녀의 커리어는 거기에 멈춰있다. 물론 결혼을 하고, 심지어 아이를 키우면서도 악착같이 커리어를 이어나가는 분들도 있다. 최양은 그녀들을 존경하며 박수치지만, 그녀의 집에 한 번만 방문해 보면 그녀가 얼마나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며 이 모든 걸 유지하고 있는지 알게 되고, 그녀에 대한 존경보다 연민이 더 커지게 된다.
최양은 특히 남편, 혹은 어른들의 권유 아닌 권유에 못 이겨 커리어를 포기하는 여성들을 수없이 봤다. 지금 당장의 커리어보다, 사랑하는 가족을 위한 선택을 하는 것이 결과적으로는 더 행복하리라는 믿음 속에서 내린 결정이, 몇 년 만 지나면 후회와 통한으로 이어진다.
시대가 정말 많이 변했다. 내가 아는 대부분의 여성들은 자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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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은 써도 괴롭고 안 써도 괴롭기에, 쓰는 길을 택했습니다. 낮에는 글을 쓰고 밤에는 폴댄스를 가르칩니다. 모험이 없는 삶은 지루하다고 느끼지만 한 사람과 10년간 연애 후 결혼에 골인했습니다. 진짜 본업은 본가에 있는 10살, 8살 고양이 집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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