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추억 파먹기에 이어, 오늘은 덮었던 아픈 추억을 슬그머니 꺼내 본다.
아무리 찾아도 안 보인다.
추억이라기에는 너무 힘든,
잘 꾸려놓은 120평 매장을 서둘러 본사에 넘기고부터 한 동안 생각도 하기 싫었는데...
내가 수선실에서 수선하고 있는 모습을 찍은 사진이 아무리 찾아도 안 보인다.
여태 내 기억에는 또렷이 남아있는데...
남성복은 바지밑단에 마무리가 되어 나오지 않는다. 특히 캐주얼 바지보다 신사정장 바지는 더 그렇다.
옷을 구매하고 나면 길이를 맞추고 바지밑단 수선은 기본이다.
모든 일에도 마무리가 중요하듯 구매의 마무리는 빠르고 질 좋은 서비스가 마무리이다.
고객이 구매한 후 그 수선을 기다리는 것도, 맡기는 것도, 보통 어려움이 있는 게 아니다.
92년도부터 한 브랜드를 27년간 오래 할 수 있었던 것도 나만의 필살기가 있었다.
여러 브랜드의 옷 매장이 모여있는 곳에서는 고객을 위한 빠른 수선도 쟁탈전이다.
수선사의 비위라도 잘 못 건드리는 날엔 어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