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
0
글
0
팔로워
1
팔로잉

tuekhph

프로필 공유로 응원하기
이완
[좌업좌득] 좌파는 왜 6석도 얻지 못할까
악담
악담

나는 좌파지만 좌파 정당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말

글을 쓸 때 중요한 것은 모순을 피하는 것이다. 앞뒤(의 주장)가 불일치하면 아무리 좋은 문장으로 구성된 글이라 해도 빨간 펜으로 X자를 표시할 수밖에 없다. 물론 예외는 존재한다. 문학 영역에서는 불일치가 뛰어난 수사로 사용되는데(예 : 차가운 불꽃, 못 잊어 개새끼 따위) 인문학 글쓰기에서는 삼가해야 할 수작이다. 소설가도 아니면서 소설(의 수사법을 남발하는 글)을 쓸 때 우리는 흔히 이런 말을 한다. 소설 쓰고 있네 !​이완 님은 << 좌파는 왜 20석도 얻지 못할까 >> 라는 글에서 자신을 " 나 역시 좌파지만 좌파 정당을 지지하지 않는다. 나는 완전한 평등은 나쁘지만 불평등에도 허용 범위가 있다고 믿는다 " 라며 폴리티컬하게 커밍아웃했지만 겉멋이 잔뜩 든 문장은 마치 " 왼쪽 깜빡이 켜고 줄곧 우회전만 했다 " 는 어느 잊혀진 연예인이 내뱉은 철없는 신소리를 떠올리게 만든다. 술은 마셨지만 음주 운전은 하지 않았다는 주장과 뭐가 다를까 ? 당최...
한국정치 · 사상/철학/역사
5
이완
오염수 방류, 왜 반대하시나요?
악담
악담

오펜하이머와 후쿠시마 ㅣ누가 피해자인가 ?

반딧불의 묘 다카하타 이사오의 걸작 애니메이션 << 반딧불의 묘, 1988 >> 를 보고 울지 않은 이 있을까 ? 울지 않은 사람, 손 !  하드보일드하지만 어쩔 수 없이 센티멘탈할 수밖에 없는, 봄날의 버드나무 이파리처럼 야들야들했던 악담 또한 울었다. 흙흙흙. 그런데 이 슬픔이 시원하지는 않다. 찜찜하다. 감독은 이 영화가 반전 영화도 아니고 신파 영화도 아니라고 강조하지만 2차 대전의 가해 국가가 마치 피해자인 것처럼 코스프레하는 태도는 볼썽사납다. 일본이 아무리 피폭국이라 해도 극악무도한 전쟁 범죄 국가라는 점은 변하지 않는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슬픔에 앞선 반성이다. 일본은 패전국이지 피해국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은 패전 = 피해'라는 이상한 공식을 만들고는 신파를 남발하고 있다. 일본의 자기 연민을 볼 때마다 역겹게 느껴지는 것은 나의 불온한 상상력일까 ? 오펜하이머 일본은 지금도 2차 대전에 대하여 스스로 전쟁 피해자로서의...
한국정치 · 기후/환경 · 국제정치/국제사회
4
악담
악담

기자들의 상투어

기자들이 자주 사용하는 표현이 있다. 통계를 근거로 " 사상 최대(최악)" 라거나 " 사상 최초 " 라는 표현이다. 여기에 " 역대급 " 이라는 표현을 추가하면 기자들이 자주 사용하는 " 쓰리 콤보 " 다. 공포를 과장하는 것이 기자라는 직업의 " 종특 " 이기는 하나 요즘에는 너무 남발하는 치트키가 아닌가 싶다.  예를 들어 " 정부 예산 사상 최초 600조 돌파 " 라는 제목을 듣다 보면 독자들은 나라 살림이 거덜나는 것이 아닐까 하는 걱정을 하게 된다. 뉴스를 보고 근심 걱정이 늘었다면 그것은 기자의 능력이 탁월하다는 증거다. 그런데 이런 식으로 설명되는 사상 최대나 사상 최초의 것들은 하나 마나 한 소리일 가능성이 높다. 국가가 마이너스 성장을 하지 않는 이상, 해마다 경제 규모는 커질 수밖에 없고 매년 물가도 상승하기 마련. 그러니 항상 사상 최대의 경제 규모를 유지할 수밖에 없고 나라 살림도 항상 최대 규모일 수밖에 없다. 돌고 돌아 하나 마나 한 소리.  이...
언론/미디어
악담
악담

정치가와 생선

    베스나 블루길 혹은 황소개구리와 같은 외래종의 유입은 국내 자연 생태계를 파괴한다.  상위 포식자가 없기 때문이다. 거대한 정글'에서 살 때는 몸집이 크고 사나운 상위 포식자가 워낙 많아서 조용히 숨어 살던 녀석들이 구석 꾀죄죄한 동양이라는 나라로 터를 옮기자 상황은 180도 달라졌다. 브라질에서는 스몰 피쉬'였던 놈이 사우스 코리아'에서는 빅 피쉬가 된 것이다. 입 큰 녀석들은 닥치는 대로 토종을 잡아먹으며 뻐끔거린다.  " 쉬리 ? 너는 평생 쉬리, 미꾸리 ?! 너도 쉬리와 함께 평생 찌그리, 미꾸라지 ?!! 내가 엑스엑스라지'라면 너는 꾀죄죄한 스몰'이라지 !  "  신자유주의 전략은 베스나 황소개구리처럼 입 큰 놈을 졸졸 흐르는 냇가에 몰래 풀어놓는 것이다. 말이 좋아 < 개방 > 이지 < 침략 > 이다. 동네 구멍가게가 자신의 초라함을 감추기 위해서 소규모 공간을 슈퍼마켓'이라며 허세를 부려 본다면, 기업형 대형 마트는 반대로 " 슈퍼 "...
한국정치
악담
악담

콘크리트유토피아 그 후ㅣ 칠드런 오브 맨

영화 << 콘크리트 유토피아 >> 가 관객 200만 명을 돌파했다. 흥행을 떠나 화제성만 놓고 보면 2023년 여름 텐트폴 영화 중에서 으뜸 화제작은 단연 << 콘크리트 유토피아 >> 가 아닐까 싶다. 한국인의 아파트에 대한 욕망과 집착을 적확하게 건드렸다는 것이 중론이다.   내가 이 영화를 보고 불편한 마음을 숨길 수 없었던 것도  따지고 보면 내 어두운 심연과 맞닿았다는 데 있을 것이다. 이 영화를 보고 며칠이 지난 후, 불현듯 떠오른 영화는 알폰소 쿠아론 감독이 연출한 << 칠드런 오브 맨, 2006 >> 이었다.  두 영화 모두 디스토피아가 배경인 재난 영화였기 때문은 아니다. 2027년 영국, << 칠드런 오브 맨 >> 은 출산율 0.00인 시대가 배경이다. 소멸보다 빠르게 전멸하는 절망 앞에서 인간은 과연 희망을 가질 수 있을까 ?  출산율 0의 공포는 영화에서나 가능한 ...
문화/예술 · 노동/인권/사회
악담
악담

악담은 나의 힘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말은 어느 정도 사실일 것이다. 겉모양을 잘 꾸미는 것도 정성이니 요리에 진심인 사람이 보기 좋은 떡을 만든다. 그렇다면 아름다운 문장이 훌륭한 내용을 담고 있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을까 ? 문장을 탁마하여 아름다운 문장을 만든다는 점에서 미문은 일종의 " 화장 ㅡ " 이다, 글쓰기의 화장이다. 내가 미문에 대하여 의문을 갖기 시작한 계기는 사회적 재난을 다룬 작가들의 문장 때문이었다. 세계의 비참을 이야기하는데 글은 너무 아름다웠다. 작가가 문장에 공들여 화장한 티가 역력했다. 비유를 들자면 장례식장에 풀 메이크업을 하고 참석하는 꼴이었다.  그것은 문장의 메이크-업이 아니라 문장의 메이크-오버'처럼 느껴져서 반감이 생겼다. 외양 가꾸기를 좋아한다고 해도 때와 장소와 상황에 맞는 옷을 입고 화장을 해야 되는 것 아닐까 ? 그 순간, 문장이 아름답다는 이유만으로 밑줄을 그었던 수많은 장면들이 떠올랐다. 왜 그랬을까 ? 깊이도 없고 고통도 없는 ...
문화/예술
3
악담
악담

신박한 개소리에 대하여

​혈액형 성격 테스트만큼이나 엉터리인 것이 바로 세대론(코호트 분석)이다. MZ 세대론이 허구인 것처럼 X세대 꼰대론도 일종의 판타지다. 최악의 책을 수상하는 출판상이 만들어진다면 임홍택의 << 90년생이 온다 >> 라는 책은 올해의 악서를 뛰어넘는, 21세기의 악서에 오를 명저다, 나쁜 의미루다가, 진짜루 ! 이 책에서 주장하는 바를 뒤집을 수 있는 예는 무궁무진하다. 현대차와 비싼 무선청소기 다이슨의 정책 운영을 좌지우지하는 세대가 20대(90년생)라고 했을 때 박장대소했다. 90년생이 대기업의 정책 운영을 좌지우지할 정도라면 로열 소비자 계층(충성 고객)이라는 소리인데 내 주변의 90년생들은 대부분 차도 없고 다이슨 청소기도 없다. 엉터리라는 소리다. 개소리는 끝없이 이어진다. 그는 90년생의 능력 중 하나가 " 드립력 " 이라고 소개했는데 언제부터 드립력이 능력의 영역이 되었을까 ? 드립력이 쓸데없고 가벼운 허튼소리'라는 점에서 개소리'나 다름없...
노동/인권/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