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 낮을 견딘 자에게 바람이 불어오는 밤은 선물이다. 우리는 집 앞 평상에서 대접에 담긴 다슬기를 까 먹으면서 더위에 지친 몸과 마음을 위로 받곤 하였다. 강에서 불어 오는 선선한 바람, 하늘에 떠 있는 별들, 입가에 느껴지는 다슬기의 쌉싸름한 맛을 느끼며 여름밤의 정취를 느꼈다. 몇 가구 안되는 작은 동네에서 우리들은 너나 할것없이 여름밤이 되면 집 앞 평상에 나와 그렇게들 여름이 지나가길 기다렸다.
잠자리에 누우면 멀리서 들리는 물소리가 들리고 그걸 음악 삼아 곤히 잠들곤 하였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계속 될 것 같던 그 시간이 지금은 기억에 또렸이 남은 옛날 얘기로 남을 줄은 그 땐 몰랐다.언제 다시 그러한 시절로 돌아갈 수 있을까? 자연 속에서 그렇게 뛰어 놀았던 때는 아직도 이렇게 생생하게 기억속에 남아 있는 걸 보면 자연속에서 살아가는 것이 커다란 축복이 되는 듯하다.
3코끝에 느껴지는 풀내음, 손에서 흘려 내려가는 강물의 촉감, 산과 강이 펼쳐지는 시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