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현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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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규

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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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광대나물

유럽에서 귀화한 식물이다. 우리동네 사암리 들판에서는 작년까지 보지 못했는데 올해는 자주 보인다. 제주도에서는 그 억척스런 생명력으로 완전히 터를 잡았는 모양이다. 생김새가 특이해서 조경식물로 쓰일지도 모르겠다. 팬데믹 이후 미국 경제가 세계 1강으로 반등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가 대유행 이후 크게 늘어난 이민자 유입이었다는 기사를 읽었다. 이민 급증이 출산율 하락 속에서도 노동 인구를 늘려 인플레이션 압박을 억제하는 데 기여했고, 경제 성장과 재정확대를 뒷받침 했으며 임금과 물가의 과도한 상승을 막는 ‘안전판’ 역할도 했다는 것이다. 거기다 이민자들이 가진 다양한 기술과 개성도 한 역할을 했다는 미국 언론의 분석도 인용했다.  돌이켜보면 역사 속에서 거대한 제국을 건설했던 나라들은 모두 이민족과 그들의 문화 · 종교에 관대했던 것 같다. 로마는 전쟁 상대국 귀족들의 귀화를 허용하여 원로원의 일원으로까지 받아들였고, 페르시아는 정복지의 제도, 관습, 종교 등을 존중하며...
기후/환경
임현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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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사진

우리집 마당엔 금낭화가 폈고, 봄비는 부슬부슬 내리고,  10년 전쯤 얘기인 것 같다. 디지털 시대에 사진 후보정으로 모든 것을 다 하더라도 조리개와 초점 만큼은 찍을 때 신경을 써서 결정해야 한다고 굳게 믿고 있었다. 초점을 어디에 맞출 것인가, 그리고 심도를 어느 정도 깊게 할 것인가는 그 순간 작가의 직관과 미적 감성에 달린 문제였다. 그때 어디선가 조리개 조절과 초점 위치도 사후에 바꿀 수 있는 카메라가 개발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사진 친구들과 시큰둥하게 그런 기술이 가능할 수는 있겠지만 모든 단계의 F값의 정보와 모든 단계의 조리개값에 따른 심도의 정보를 사진에 담고 있으려면 파일 크기가 엄청나게 커야 할텐데 파일 크기를 어떻게 감당할까?, 그 카메라가 네모통 같이 생겼던데 못 생겨서 출시돼도 안 사겠다는 둥 가짜 뉴스 대하듯 시답잖은 이야기를 나누었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지금 그 모든 게 내 아이폰에서 구현되고 있는 걸 확인했다. 기가막힌 세상을 살고 있는 ...
산업/기술/IT
임현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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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사진 찍는 팁

카메라의 측광에 대하여 겨울에 눈밭에서 사진을 찍을 때, 사진이 생각보다 밝지 않고 칙칙하게 나온 경험이 있으신가요? 혹은 검은 배경의 피사체를 찍었을 때 너무 밝게 나와 검은 색이 선명하지 않던 경험은 없으셨나요? 비싸고 좋은 카메라나 최신의 스마트폰 카메라임에도 불구하고 왜 그런 사진이 나오는 걸까요? 이 문제는 모두 카메라가 빛의 양을 측정하는 방식 때문에 생기는 현상입니다. 아시다시피 사진은 빛으로 그리는 그림입니다. 카메라는 피사체에서 반사되는 빛의 양을 측정하여 적절한 만큼 빛을 받아들여 상을 만드는 기계입니다. 피사체에서 반사되어 카메라로 들어오는 빛의 양이 너무 많으면 필름 혹은 촬상 소자가 타기(?) 때문에 상이 다 날아가 버리고, 빛의 양이 너무 적으면 상이 맺히지 않아 시커먼 사진이 됩니다. 그래서 카메라에는 반사되어 들어오는 빛의 양을 조절하는 장치가 있습니다. 렌즈에 달린 조리개를 조였다 풀었다 하면서 빛이 들어오는 구멍의 크기를 조절하고, 다른 측...
문화/예술
임현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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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

우리 동네에서 물레나물은 6월~7월에 꽃이 핀다. 꿀벌과 꽃등에도 한창 바쁠 때다.  누군가 진화의 원동력은 경쟁보다는 협력이라 했다던데. 그래서 러시아의 박물학자이자 아나키스트 사회학자인 표트르 프로폿킨은 『상호부조론』 을 써서, 경쟁과 우/열에 따른 사회적 위계를 찬양했던 사회진화론에 맞섰다던가?  인간 세상의 누군가 그러거나 말거나 아랑곳 없다. 꿀벌과 꽃등에는 한치의 양보도 없이 대치 중이다.  가을비라고 하기엔 장맛비에 가깝게 비가 온다. 무료한 오후 파전에 막걸리가 제격인 날씨지만 그것도 혼자서는 무슨 맛인가 싶다. 옛날 같으면,  좋은 사진은 비 오는 날 건진다면서 카메라 들고 실실 동네 마실이라도 나갔겠지만, 커다랗고 무거운 카메라 한 구석으로 밀쳐둔지 오래라 그것도 심드렁하다. 모든게 마뜩치않으니 하릴없이 사진 창고만 뒤적인다. 
생활/사건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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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나비

호랑나비는 익모초꽃을 좋아하는 모양이다.  개를 데리고 산책하는 길가에 익모초꽃이 한창인데, 거기만 호랑나비가 많이 날아든다. 햇빛이 쨍하게 좋은 덕분에 스마트폰 카메라의 셔터 속도가 나와주었다.  호랑나비는 산초나무에 주로 알을 낳는다. 애벌레는 산초나무 잎을 갉아 먹으며 성장한다. 그런데 산초나무는 향이 세다. 그것은 테르펜(terpenes)이라는 독성 물질의 향이다. 나무가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내 뿜는다. 그런데 호랑나비는 그 산초나무잎을 갉아 먹으며 산초나무의 테르펜(terpenes)이라는 피토케미컬 독성을 애벌레 유충때부터 축적해 특수한 공격성(또는 방어력)을 확보할 수 있는것으로 알려져있다. 진화생물학에서는 이것을 피식자가 포식자에 대항하는 반포식 전략의 일종이라고 이해한다. #iPhone14pro 
기후/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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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의장풀의 속임수

 꽃모양이 닭의 벼슬처럼 생겼다고 붙여진 이름이, 닭의장풀이다. 주변에 흔하게 널린 잡초 중 대표적인 잡초다. 그런데 꽃의 모양이 정말 닭 벼슬처럼 생겼을까? 잘 모르겠다. 그렇지만 꽃 생김보다 더 재미있는 비밀이 닭의장풀 꽃 속에 있다. 뭘까? 자세히 들여다 보자. 아무리 흔한 잡초지만, 그리고 대단히 작은 꽃이지만, 자세히 보면 아름답다. 닭의장풀은 곤충을 매개로 수분을 한다. 충매화다. 대부분의 충매화는 곤충을 불러들이기 위해 꿀을 만든다. ‘공짜 점심은 없다.’는 말은 인간 세상의 경제학에만 존재하는 격언이 아닐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 닭의장풀 꽃에는 꿀이 없다. 그러면 어떻게 곤충을 유인할까? 그 비밀이 바로 이 작은 꽃에 담겨있다. 자세히 들여다 보면 꽃잎이 세 개인데, 아래에 작은 꽃잎이 하나 있고 위에 큰 꽃잎이 두개 있다. 아래 작은 꽃잎은 잘 보이지 않는 하얀색인데 반해 위 두 개의 큰 꽃잎은 진한 파랑이나 보라 같은 강렬한 색이다. 이렇게 강렬한...
우주/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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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우뇌? 왕의 DNA?

갑자기 SNS에 등장한 해괴한 용어들 때문에 이상한 연구소의 존재를 알게 됐다. AI챗봇 빙에게 검색을 요청했더니 다음과 같은 답을 주었다. “GG브레인연구소는 뇌의 특성과 기능을 연구하고, 뇌의 활성화와 신경계의 통합을 촉진하는 훈련을 제공하는 기관입니다¹. 이 연구소는 뇌파 검사, 좌우뇌 보강, 뇌들보 회복 등의 서비스를 통해 공부방법, 가정교육 방법, 진로선택, 인재감별 등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합니다¹. 또한, 신경정신과적 장애를 가진 어린이들을 무약물 치료하는 방법을 개발하고 특허를 받았다고 주장합니다¹. 그러나 이 연구소의 활동은 과학적 근거와 타당성이 부족하며, 사회적 폐해를 야기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문제점들이 있습니다. - 이 연구소는 뇌파 검사를 통해 사람들의 뇌특성을 구분하고, 그에 따라 맞춤형 교육과 치료를 제공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뇌파 검사는 뇌의 전기적 활동을 측정하는 방법으로, 뇌의 기능이나 성격을 직접적으로 반영하지 않...
건강/보건
임현규
임현규

삶의 깊이

어느 날 술자리에서 질문을 받다."누군가를 진정으로 사랑해 본 적이 있는가?" 나는 나름대로 고민하고 치열하게 살았다고 생각하는데, 소설이나 영화에 등장하는 사람들에 비하면 별로 처절하지 않은 것 같더라.사랑도 마찬가지여서 나름대로 사랑했는데, 처절하게 목숨을 걸고 사랑했다는 사람들과 비교해 보면 내가 한 사랑은 '언발에 오줌누기'정도나 될까? 나는 누구하고 비교해도 결코 순탄하달 수 없는 삶을 살아온 것 같은데, '정말로' 처절하거나 치열했던 적이 없는 것 같다. 누구처럼......나는 삶을 가볍게 사는 '재주(?)'가 있는 모양이다.아니면 삶의 깊이를 회피하는 얄팍한 도피술을 익히고 있던지......이런 모습을 굳이 변명해 보자면, ...내가 이런 잔재주라도 없었다면 어떻게 살았을까 싶다! 삶의 깊이는 무엇일까?눈물어린 빵을 먹어봐야 알 수 있는 거라고?목숨을 건 사랑을 해 봐야지만 느낄 수 있는 거라고?다른 말로 하면 '궁상'을 철저하게 떨어봐야 알 수 있는 거겠군. 아닌...
생활/사건사고
임현규
임현규

호랑거미집의 비밀

성내천 오금3교 옆 장독대 근처 개나리나무 군락에 호랑거미와 무당거미가 나란히 집을 지었다. 무당거미와 호랑거미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왕거미과의 대표적인 거미들인데, 집짓기를 바로 옆에서 비교하는 기회는 쉽게 만나기 어려운 귀한 장면이다. 위의 사진에서 위쪽이 호랑거미, 아래쪽이 무당거미다. 거미의 생김새에 주목하지 말고 거미집의 차이에 주목해서 살펴보면 어떤 차이가 있는가? 아래쪽 무당거미 집에는 없는 하얀 천 같은 거미줄 뭉치가 위쪽 호랑거미의 집에는 위에서 아래로 길게 자리잡고 있다. 실을 촘촘하게 뽑아 거미집이 눈에 잘 띄도록 장식을 한 것처럼 보인다.  보통 거미가 집을 짓는 이유는 먹이를 사냥하기 위해서다. 끈적끈적한 실로 촘촘하게 망을 쳐 놓고 지나가는 곤충이 걸리면 잽싸게 다가와 독침을 꽂아 마비시킨 다음 거미줄을 칭칭 감아 꼼짝 못하게 만들어 놓고 여유있게 식사를 한다. 그렇다면 일반적으로 거미집은 가급적 눈에 띄지 않아야 한다. 아래쪽의 ...
기후/환경 · 우주/생명
임현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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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말차라떼

아내가 북유럽 여행을 간다. 피오르드 크루즈 여행이다. 부럽다. 유로화 환전을 알아본다. 우리은행앱 환전주머니로 영업시간 내 신청할 경우 우대율이 가장 높다. 아내는 우리은행 계좌가 없고, 스마트폰으로 뭔가를 하는 일에 서툴다. 환전을 대신 한다. 수령점을 검색한다. 집에서 가장 가까운 수령가능 지점이 애버랜드(출)이라고 나온다. (출)이라면? 출장소라는 말인데, 조금 찜찜한 마음이 든다. 하지만 시골에서 30여 분 운전은 가까운 마실가는 거리 쯤으로 여겨야 하고, 유로화를 환전할 수 있는 가장 가까운 지점이라고 검색되니 그냥 믿는다. 수령일을 오늘로 하고 환전 신청을 한다. 엊그제 일이다.  스마트폰의 티맵이 알려주는 대로 우리은행 애버랜드(출)를 찾아 운전을 한다. 애버랜드 정문 유료 주차장을 들어서며 목적지에 도착했음을 알리고 티맵은 자신의 임무를 종료한다. 목요일 평일임에도 놀러오는 사람들이 많다. 주차장 빈 곳이라고는 멀리 떨어진 한 쪽 귀퉁이 뿐이다. 차에서 내리...
생활/사건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