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차를 타고 20분을 가면 만날 수 있고, 틈나는 대로 찾는 ‘바람쐬는길’은 산책 장소 이상의 소중한 공간이다. 이-푸 투안이 『토포필리아』에서 말한 ‘정서적 유대의 공간’을 빌려 말하면, 나의 토포필리아Topophilia인 셈이다.
바람쐬는길에 가려면 전주한옥마을을 지나게 되고, 사람들과 차들이 가득한 걸 보게 된다. 이미지를 만나고 이미지를 소비하려는 이들이 전국에서 몰려온 것이다. 그들은 순식간에 멀리 퍼져가기를 바라는, 수많은 이들이 보아주었으면 하는 사진을 찍는다. 이미지를 찍는다. 이미지를 찍는 데 그치지 않는다. 최종적으로는 스스로 이미지가 되려고 한다.
붐비는 곳은 한옥마을 같은 실제의 거리만이 아니다. 시의 거리, 소설의 거리, 미술의 거리, 음악의 거리……. 모든 거리에 이미지를 소비하고 각 장르의 이미지가 되려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 예술의 거리에서 이미지가 되려는 이들의 가장 앞에는 종종 해당 장르의 작가들도 발견된다. 어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