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은 사람의 입을 비롯한 여러 매체를 통해 전파되지만, 책으로 주로 전파된다. 그 책들이 모인 집이자 텃밭이 도서관이다. 하지만 도서관은 책들이 의미 없이 모여 있는 공간이 아니다. 단순히 책을 쌓아놓은 공간이라면 기능을 하지 않는 창고와 다름없다. 도서관이 폐기물을 쌓아놓은 창고와 다른 것은 쌓인 낟알들이 사람을 만나 발아하기 때문이다.
도서관의 역할이 중요하다보니 도서관에 관한 책들도 많다. 그중 『도서관, 그 소란스러운 역사』는 ‘도서관 인문학’에 속한다고 할만하다. 아내가 뒤늦게 문헌정보학과에 편입하여 다닐 때, 정보를 주기 위하여 도서관에 관한 책을 상당수 읽었다. 이 책은 그 중 수작에 속한다. 앞뒤 다 자르고 도서관에 관해서만 이야기하는 책이 아니다. 시간(역사), 공간(문화적 배경)을 하나하나 짚어보고 있다. 책이 어떻게 쓰여 왔는지, 오래전에 쓰인 책들이 어떻게 보존이 되어 왔는지, 장서들은 어느 정도의 속도로 늘어났는지, 각 문화권의, 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