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며칠 부쩍 더워졌다.
2-3도 올라갔는데
이렇게나 더워지다니
습도의 영향이 큰 것 같다.
하루종일 몸이 끈적거리고 더웠다.
그간 여름을 어떻게 맞이했나 싶은 생각이 들면서
갑자기 덥고 습한 날씨가 어색하고 불편했다.
더운 건 그래도 견딜만하지만
습한 건 매번 적응이 잘안된다.
여름이라는 불편한 손님이
예고도 없이 불쑥 잠입한 기분이다.
아닌가, 슬슬 올 것이라는 신호를 보냈는데
내가 놓쳤던 걸까.
어쩌면 외면하고 있었던 걸지도.
나는 어릴 적부터 여름이 싫었다.
물론 여름에만 할 수 있는 것들,
예를 들면 물놀이, 수박화채, 에어컨, 얇은 옷들 등이 있고
이 계절만의 매력이 있지만
여름 특유의 습함에서 오는 끈적거림과
강렬한 햇빛 아래 서서히 익어가는 느낌이
매력들보다 더 크게 다가와서
여름에 대한 인상이 좋지 않다.
마주치기 싫지만 피할 수 없는 손님을
어떻게 하면 무탈히 접대하고 보낼 수 있을까.
그나마 친한 봄, 가을, 겨울에게
여름에게 말 좀 잘해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