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째 둘째의 상태가 영 안 좋았다. 누런 콧물이 심해지면서 하루 종일 기운이 없고 음식도 잘 못 먹고 잠을 잘 못 잔다. 아이가 아프면 일이 손에 안 잡히고 걱정이 되어야 정상인데, 이 와중에 나의 짜증은 극에 달했다. 둘째가 컨디션이 너무 안 좋아서 하루 종일 핸드폰을 가지고 유튜브를 보고 게임을 한 것. 아픈 건 아픈 거고, 지킬 건 지켜야지. 이게 다 너를 위한 잔소리인데.
어제 밤부터 오늘 아침까지 집안의 공기를 얼어붙게 만드는 썩은 내 표정과 둘째를 다그치는 모습에 결국 아내도 한 마디 했다. 아픈 아이한테 도대체 왜 그러냐고. 아프면 몇 시간이고 아이가 전화기만 잡고 있는 걸 방치하는 것도 부모로써 제대로 된 훈육은 아니지 않냐는 생각이 들었지만, 굳이 이런 걸로 다투는 것 조차 귀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치원 등원을 포기하고 아침에 둘째를 데리고 병원을 다녀온 뒤, 점심을 먹이고 빨래를 개던 중 둘째가 외할머니 집에 가자고 자꾸 보챈다.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