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폭력의 가해자, 방관자가 되지 않도록 키우는 대화법 매뉴얼
2023/03/30
제목에서 '피해자'를 넣고 싶었지만 뺐습니다.
제가 실패했기 때문이죠. 아이 셋을 키우며 피해자가 되지 않기 위한 교육도 잘 병행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역시 자식 가르치는 건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래도 전 차라리 제 아이들이 가해자가 아니라 피해자여서 다행이라 여깁니다.
저희 부부가 아이들의 치유를 책임질 능력은 있으니 무척 다행이고요. 어차피 살면서 별별 시련 다 겪기 마련인데 어렸을 때 액땜 및 백신 맞았다 생각하며 떨쳐내야죠.
같은 맥락으로, 이 글의 내용대로 한다고 가해자, 방관자가 안 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하지만 장담합니다. 이 글을 끝까지 읽은 분들은 분명히 자녀를 지킬 수 있을 겁니다.
제가 아래 제시하는 대화 예시를 한달에 한 번 정도만 응용하셔도 충분합니다.
실천에 게으르지 않는 분이라면, 혹여 자녀가 가해자나 방관자 포지션에 발을 담그더라도, 당황하지 않고 위기를 헤쳐나올 수 있을 겁니다.
부모가 바로 서 있으면 어떻게 되든 괜찮습니다.
불의의 사고로 장애를 갖게 된 분들의 유튜브 영상을 종종 시청합니다.
유튜브 채널까지 운영하실 정도면 당연히 장애에도 굴하지 않는 긍정적인 면모를 갖고 삶을 개척하는 아름다운 분들입니다.
그분들에게서 예외 없는 공통점을 발견합니다. 부모님들이 매사에 무척 긍정적이십니다.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이야 모두 각각의 방식으로 대단할 것이라 우열을 가릴 수 없을 텐데, 그분들은 특히나 '긍정적 면모'에서 월등히 뛰어나시다는 판단을 굳힐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부모님 앞에서 자랐으니 어떤 역경에도 굴하지 않을 수 있겠구나, 를 새삼스럽게 깨닫습니다.
'학교 폭력 = 미성년자들 사이의 폭력'이라 정의합니다. 법적으로도 틀리지 않습니다.
학교 만이 아닌 학원에서도 별별 일 다 생깁니다. 반드시 물리적인 폭력만 다가 아닙니다. 정신적 폭력은 더욱 흔해진 시대입니다.
살면서 또래 간의 폭력을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안 겪을 수 없습니다.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누구나 겪을 겁니다.
그 과정에서 부모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요? 상황에 따라 방법론은 달라지겠지만 기본 바탕은 똑같습니다.
긍정적으로 모든 상황을 해결해 나가는 것이 부모의 역할입니다.
'네가 어떻게 하든 내가 옆에 있다. 심지어 너랑 사이가 나쁘더라도 나는 너를 도와줄 것이다'라는 안정감을 자녀에게 주며 살아야 합니다.
'너랑 사이가 나쁘더라도'는 아이 셋 모두 사춘기를 거쳐보았기 때문에(막내는 진행형) 덧붙인 말입니다.
가족끼리 언제나 사이가 좋을 수 없죠. 특히나 아이를 훈육해야 할 일은 수시로 발생하고, 저는 이전 글에서 꾸준히 강조했듯이 물렁하거나 아이에게 끌려다니는 엄마는 아닙니다.
자녀와의 관계가 냉탕온탕을 오가는 건 필연입니다. 언제나 어디서나 물렁하게 다 받아줬다가는 부모의 인생, 특히 엄마의 인생은 가시밭길입니다. 특히나 자녀를 학폭 가해자로 키우기 딱 좋은 상황이 됩니다.
그래서 저는 기본적으로 '아닌 건 아니'라는 교육에 철저했습니다. 그 덕분에 아이들이 가해자 포지션에는 근처에도 안 갈 수 있었다고 판단합니다. (앞으로도 안 가도록 신경쓸 거고요)
교육의 핵심은 대화입니다.
요즘은 카톡으로도 대화할 수 있으니, 자식 만날 시간 없다는 핑계는 그야말로 핑계입니다.
편안한 분위기에서 넌지시 꺼내면 좋은 질문을 올려드립니다. 이 글은 매뉴얼이니까요.
"요즘 반 분위기 어때? 혹시 무리 지어 다니거나 파벌끼리 신경전 벌이는 분위기 있어?" (여학생)
"요즘 반에서 애들끼리 심하게 다투는 적 있어? 주먹질 한다든가 그런 거." (남학생)
"혹시 반에서 유독 혼자 있거나 소외되는 친구는 있어?" (남녀무관)
이 질문에서 어떤 답변이 돌아오냐에 따라 대화의 진행은 천차만별이겠죠.
셋 다 "없다"는 답변이 나온다면 일단은 안심입니다. 그렇다고 대화를 중단할 이유는 없죠.
"응. 요새 학교폭력 가지고 하도 난리니까. 엄마가 걱정도 되고 해서 좀 물어봤어. 어차피 너는 그런 일이 있어도 상관없을 거라는 거 잘 아는데(아이를 믿는다는 메시지) 만약 그런 일이 있다면 가만히 있는 애들도 괜히 가해자로 몰릴 수도 있고, 이상한 오해 살 수도 있는 거니까." (이런 문장은 얼마든지 변형 가능하죠)
제 기준에선 방관하는 것도 가해의 일부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런 부분에 대해서 항상 깊은 대화를 나눕니다.
"혹시 그런 일이 있으면 엄마한테 얘기해줄 수 있어? 네가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엄마가 선생님께 잘 말씀드려서 해결하는 게 너한테도 좋은 일이거든."
이런 말을 했을 때 자녀가 시작부터 부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관계라면, 근본적으로 세팅이 잘못 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자세히 미주알고주알까지 안 해도 됩니다. '부정적이지만 않으면' 어떤 식으로든 대화는 됩니다.
그리고 깊은 대화까진 못 하더라도, 자녀는 분명히 기억할 겁니다.
내 부모가 학교에서 일어나는 이런저런 문제에 대해 어떤 가치관을 갖고 있는지.
내가 어떻게 행동해야 부모가 보호해줄 수 있는지.
그런 걸 캐치하며 생활하기 위해서라도, 대화는 꼭 필요합니다.
각각의 상황에 따라 다를 터이니 제가 미시적인 얘기를 하긴 어려우니 여기서 생략할게요.
중요한 건 잔소리처럼 하지 않는 겁니다.
그냥 생활에서 편하게 해야죠.
만약 "있다"는 대답이 나온다면, 그거야말로 케이스 바이 케이스일 겁니다.
아이에게 무조건 공감한다는 리액션을 기본으로 장착하고 대화를 이끌어 나가야죠.
아마 부모가 개입하지 않을 상황이 대부분일 겁니다. 사실 어른이 개입하지 않아도 아이들이 알아서 잘 해결하는 일이 대부분입니다.
그렇지 않을 경우는 징후가 명백하고요.
저의 경우는 이런 대화를 꾸준히 했음에도 불구하고, 괴로움을 겪는 장본인이 '제 아이'인 경우가 많아서 캐치가 어려웠어요.
제 아이가 피해를 보는 쪽이더라도, '일을 크게 만들고 싶지 않은 본능'이 앞섰었는데, 저도 몇 번 경험하면서 점점 바뀌긴 했습니다.
가급적이면 조용히 마무리하는 게 좋을 것 같지만, 크게 만들어야 하면 그래야죠.
피해자인 내 아이가 원하는 방향이 있다면, 지지해 줘야죠.
이 부분은 글의 주제와는 다소 멀어지기 때문에 여기서 생략합니다. 이전 글에도 비슷한 내용을 풀었던 적도 있고요.
아이가 사춘기여서 말을 절대로 섞지 않으려 할 수도 있죠.
사실 저부터도 애가 사춘기 정점에 오면 말을 안 섞습니다. 그게 세계평화에 이바지하는 길이긴 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말을 섞지 않는다 하더라도 위의 질문들이 해서는 안 될 질문은 아닙니다.
사이가 아무리 나쁘더라도 저 정도의 질문은 오갈 수 있어야 건강한 겁니다.
부모의 관심이 성적에만 기울어져 있으면, 저런 문답이 오가기 어려울 겁니다.
그렇다면, 내 아이가 가해자나 방관자 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겁니다.
실제로 저희 아이들에게 가해한 측들이 딱 이런 케이스였어요. (저는 그 아이들 부모들이 저런 질문 일체 한 적 없다고 확신합니다. 만약 그랬다면 행동을 조심할 정도로 똑똑한 학생들인 건 분명했거든요.)
이러한 문답을 가정에서 습관적으로 반복하는데도 자녀가 학폭위 가해자가 될까요?
만약 그렇다고 칩시다. 평소에 이런 대화를 이끌었던 부모인 당신이, 자녀의 인생이 망가지도록 방관할까요?
아닐 겁니다. 어떻게든 해결법을 찾을 겁니다. 그럴 수 있는 분이니 자녀와의 대화를 지속할 수 있었던 겁니다.
이러한 문답을 가정에서 습관적으로 반복하더라도 자녀가 학폭위 방관자가 될 수 있겠죠.
가해자보다 방관자 되는 것이 훨씬 쉽고, 숫적인 비율도 훨씬 높으니까요.
하지만 윗 질문의 핵심 이유를 잊지 않는다면, 시기가 늦기 전에 바로잡을 수 있습니다.
질문과 답변은 생각보다 중요한 게 아닙니다.
부모가 해주고 싶은 말을 하기 위한 준비운동일 뿐이죠.
위에 언급했던 대화 내용을 다시 가져옵니다.
"응. 요새 학교폭력 가지고 하도 난리니까. 엄마가 걱정도 되고 해서 좀 물어봤어. 어차피 너는 그런 일이 있어도 상관없을 거라는 거 잘 아는데(아이를 믿는다는 메시지) 만약 그런 일이 있다면 가만히 있는 애들도 괜히 가해자로 몰릴 수도 있고, 이상한 오해 살 수도 있는 거니까."
글이 길어져도 가독성만 나빠지니 이번 글은 여기서 줄입니다.
+++
얼룩소에 글을 올려보니 블로그나 페이스북과는 다른 측면으로 글을 쓸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제 현생과 일상을 공개하는 플랫폼에서는 '좋지 않은 이야기'를 가급적 피할 수밖에 없습니다. 가까운 지인들이 저에 관한 부정적인 내용만 접하는 것을 바라지 않기 때문이죠. 비단 저만 그런 건 아닐 겁니다.
하지만 저는 부정적인 얘기라도 타인에게 도움이 되는 컨텐츠가 있다면 나누고 싶은 사람입니다.
당분간은 그 길을 이곳에서 걸을 예정입니다.
댓글로 의견 주신다면 글 주제나 내용에 적극적으로 반영하겠습니다.
제가 실패했기 때문이죠. 아이 셋을 키우며 피해자가 되지 않기 위한 교육도 잘 병행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역시 자식 가르치는 건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래도 전 차라리 제 아이들이 가해자가 아니라 피해자여서 다행이라 여깁니다.
저희 부부가 아이들의 치유를 책임질 능력은 있으니 무척 다행이고요. 어차피 살면서 별별 시련 다 겪기 마련인데 어렸을 때 액땜 및 백신 맞았다 생각하며 떨쳐내야죠.
같은 맥락으로, 이 글의 내용대로 한다고 가해자, 방관자가 안 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하지만 장담합니다. 이 글을 끝까지 읽은 분들은 분명히 자녀를 지킬 수 있을 겁니다.
제가 아래 제시하는 대화 예시를 한달에 한 번 정도만 응용하셔도 충분합니다.
실천에 게으르지 않는 분이라면, 혹여 자녀가 가해자나 방관자 포지션에 발을 담그더라도, 당황하지 않고 위기를 헤쳐나올 수 있을 겁니다.
부모가 바로 서 있으면 어떻게 되든 괜찮습니다.
불의의 사고로 장애를 갖게 된 분들의 유튜브 영상을 종종 시청합니다.
유튜브 채널까지 운영하실 정도면 당연히 장애에도 굴하지 않는 긍정적인 면모를 갖고 삶을 개척하는 아름다운 분들입니다.
그분들에게서 예외 없는 공통점을 발견합니다. 부모님들이 매사에 무척 긍정적이십니다.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이야 모두 각각의 방식으로 대단할 것이라 우열을 가릴 수 없을 텐데, 그분들은 특히나 '긍정적 면모'에서 월등히 뛰어나시다는 판단을 굳힐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부모님 앞에서 자랐으니 어떤 역경에도 굴하지 않을 수 있겠구나, 를 새삼스럽게 깨닫습니다.
'학교 폭력 = 미성년자들 사이의 폭력'이라 정의합니다. 법적으로도 틀리지 않습니다.
학교 만이 아닌 학원에서도 별별 일 다 생깁니다. 반드시 물리적인 폭력만 다가 아닙니다. 정신적 폭력은 더욱 흔해진 시대입니다.
살면서 또래 간의 폭력을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안 겪을 수 없습니다.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누구나 겪을 겁니다.
그 과정에서 부모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요? 상황에 따라 방법론은 달라지겠지만 기본 바탕은 똑같습니다.
긍정적으로 모든 상황을 해결해 나가는 것이 부모의 역할입니다.
'네가 어떻게 하든 내가 옆에 있다. 심지어 너랑 사이가 나쁘더라도 나는 너를 도와줄 것이다'라는 안정감을 자녀에게 주며 살아야 합니다.
'너랑 사이가 나쁘더라도'는 아이 셋 모두 사춘기를 거쳐보았기 때문에(막내는 진행형) 덧붙인 말입니다.
가족끼리 언제나 사이가 좋을 수 없죠. 특히나 아이를 훈육해야 할 일은 수시로 발생하고, 저는 이전 글에서 꾸준히 강조했듯이 물렁하거나 아이에게 끌려다니는 엄마는 아닙니다.
자녀와의 관계가 냉탕온탕을 오가는 건 필연입니다. 언제나 어디서나 물렁하게 다 받아줬다가는 부모의 인생, 특히 엄마의 인생은 가시밭길입니다. 특히나 자녀를 학폭 가해자로 키우기 딱 좋은 상황이 됩니다.
그래서 저는 기본적으로 '아닌 건 아니'라는 교육에 철저했습니다. 그 덕분에 아이들이 가해자 포지션에는 근처에도 안 갈 수 있었다고 판단합니다. (앞으로도 안 가도록 신경쓸 거고요)
교육의 핵심은 대화입니다.
요즘은 카톡으로도 대화할 수 있으니, 자식 만날 시간 없다는 핑계는 그야말로 핑계입니다.
편안한 분위기에서 넌지시 꺼내면 좋은 질문을 올려드립니다. 이 글은 매뉴얼이니까요.
"요즘 반 분위기 어때? 혹시 무리 지어 다니거나 파벌끼리 신경전 벌이는 분위기 있어?" (여학생)
"요즘 반에서 애들끼리 심하게 다투는 적 있어? 주먹질 한다든가 그런 거." (남학생)
"혹시 반에서 유독 혼자 있거나 소외되는 친구는 있어?" (남녀무관)
이 질문에서 어떤 답변이 돌아오냐에 따라 대화의 진행은 천차만별이겠죠.
셋 다 "없다"는 답변이 나온다면 일단은 안심입니다. 그렇다고 대화를 중단할 이유는 없죠.
"응. 요새 학교폭력 가지고 하도 난리니까. 엄마가 걱정도 되고 해서 좀 물어봤어. 어차피 너는 그런 일이 있어도 상관없을 거라는 거 잘 아는데(아이를 믿는다는 메시지) 만약 그런 일이 있다면 가만히 있는 애들도 괜히 가해자로 몰릴 수도 있고, 이상한 오해 살 수도 있는 거니까." (이런 문장은 얼마든지 변형 가능하죠)
제 기준에선 방관하는 것도 가해의 일부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런 부분에 대해서 항상 깊은 대화를 나눕니다.
"혹시 그런 일이 있으면 엄마한테 얘기해줄 수 있어? 네가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엄마가 선생님께 잘 말씀드려서 해결하는 게 너한테도 좋은 일이거든."
이런 말을 했을 때 자녀가 시작부터 부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관계라면, 근본적으로 세팅이 잘못 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자세히 미주알고주알까지 안 해도 됩니다. '부정적이지만 않으면' 어떤 식으로든 대화는 됩니다.
그리고 깊은 대화까진 못 하더라도, 자녀는 분명히 기억할 겁니다.
내 부모가 학교에서 일어나는 이런저런 문제에 대해 어떤 가치관을 갖고 있는지.
내가 어떻게 행동해야 부모가 보호해줄 수 있는지.
그런 걸 캐치하며 생활하기 위해서라도, 대화는 꼭 필요합니다.
각각의 상황에 따라 다를 터이니 제가 미시적인 얘기를 하긴 어려우니 여기서 생략할게요.
중요한 건 잔소리처럼 하지 않는 겁니다.
그냥 생활에서 편하게 해야죠.
만약 "있다"는 대답이 나온다면, 그거야말로 케이스 바이 케이스일 겁니다.
아이에게 무조건 공감한다는 리액션을 기본으로 장착하고 대화를 이끌어 나가야죠.
아마 부모가 개입하지 않을 상황이 대부분일 겁니다. 사실 어른이 개입하지 않아도 아이들이 알아서 잘 해결하는 일이 대부분입니다.
그렇지 않을 경우는 징후가 명백하고요.
저의 경우는 이런 대화를 꾸준히 했음에도 불구하고, 괴로움을 겪는 장본인이 '제 아이'인 경우가 많아서 캐치가 어려웠어요.
제 아이가 피해를 보는 쪽이더라도, '일을 크게 만들고 싶지 않은 본능'이 앞섰었는데, 저도 몇 번 경험하면서 점점 바뀌긴 했습니다.
가급적이면 조용히 마무리하는 게 좋을 것 같지만, 크게 만들어야 하면 그래야죠.
피해자인 내 아이가 원하는 방향이 있다면, 지지해 줘야죠.
이 부분은 글의 주제와는 다소 멀어지기 때문에 여기서 생략합니다. 이전 글에도 비슷한 내용을 풀었던 적도 있고요.
아이가 사춘기여서 말을 절대로 섞지 않으려 할 수도 있죠.
사실 저부터도 애가 사춘기 정점에 오면 말을 안 섞습니다. 그게 세계평화에 이바지하는 길이긴 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말을 섞지 않는다 하더라도 위의 질문들이 해서는 안 될 질문은 아닙니다.
사이가 아무리 나쁘더라도 저 정도의 질문은 오갈 수 있어야 건강한 겁니다.
부모의 관심이 성적에만 기울어져 있으면, 저런 문답이 오가기 어려울 겁니다.
그렇다면, 내 아이가 가해자나 방관자 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겁니다.
실제로 저희 아이들에게 가해한 측들이 딱 이런 케이스였어요. (저는 그 아이들 부모들이 저런 질문 일체 한 적 없다고 확신합니다. 만약 그랬다면 행동을 조심할 정도로 똑똑한 학생들인 건 분명했거든요.)
이러한 문답을 가정에서 습관적으로 반복하는데도 자녀가 학폭위 가해자가 될까요?
만약 그렇다고 칩시다. 평소에 이런 대화를 이끌었던 부모인 당신이, 자녀의 인생이 망가지도록 방관할까요?
아닐 겁니다. 어떻게든 해결법을 찾을 겁니다. 그럴 수 있는 분이니 자녀와의 대화를 지속할 수 있었던 겁니다.
이러한 문답을 가정에서 습관적으로 반복하더라도 자녀가 학폭위 방관자가 될 수 있겠죠.
가해자보다 방관자 되는 것이 훨씬 쉽고, 숫적인 비율도 훨씬 높으니까요.
하지만 윗 질문의 핵심 이유를 잊지 않는다면, 시기가 늦기 전에 바로잡을 수 있습니다.
질문과 답변은 생각보다 중요한 게 아닙니다.
부모가 해주고 싶은 말을 하기 위한 준비운동일 뿐이죠.
위에 언급했던 대화 내용을 다시 가져옵니다.
"응. 요새 학교폭력 가지고 하도 난리니까. 엄마가 걱정도 되고 해서 좀 물어봤어. 어차피 너는 그런 일이 있어도 상관없을 거라는 거 잘 아는데(아이를 믿는다는 메시지) 만약 그런 일이 있다면 가만히 있는 애들도 괜히 가해자로 몰릴 수도 있고, 이상한 오해 살 수도 있는 거니까."
글이 길어져도 가독성만 나빠지니 이번 글은 여기서 줄입니다.
+++
얼룩소에 글을 올려보니 블로그나 페이스북과는 다른 측면으로 글을 쓸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제 현생과 일상을 공개하는 플랫폼에서는 '좋지 않은 이야기'를 가급적 피할 수밖에 없습니다. 가까운 지인들이 저에 관한 부정적인 내용만 접하는 것을 바라지 않기 때문이죠. 비단 저만 그런 건 아닐 겁니다.
하지만 저는 부정적인 얘기라도 타인에게 도움이 되는 컨텐츠가 있다면 나누고 싶은 사람입니다.
당분간은 그 길을 이곳에서 걸을 예정입니다.
댓글로 의견 주신다면 글 주제나 내용에 적극적으로 반영하겠습니다.
초/중/고 재학중인 삼남매를 키우며 화장품 유통 사업과 작은 연구소를 운영 중입니다. 강의와 글 생산 노동을 포기하지 못하여 프로N잡러로 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