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슬퍼할 겨를이 없었다, 라는 말

조제
조제 · 예술가
2023/03/18
얼마전에 엄마와 또 한바탕 붙었었다. 나는 '갈등'이란 것 자체를 굉장히 힘겨워하는 사람이라서 이런 일이 생기면 힘이 쏙 빠지고 많이 우울해진다. 하지만 갈등을 포기하면 전반적으로 더욱더 무기력해지므로 계속 노력한다. 그래도 엄마는 아예 말이 안 통하는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하므로. 엄마도 사람이지만, 나도 살 권리가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겠다. 이걸 자꾸 잊어서 탈이다.

갈등 끝에 또 내가 이렇게 우울하게 된 가장 큰 원인이 된 사건에 대한 이야기로 거슬러 올라갔다. 그날 엄마는 왜 울부짖는 나와 함께 슬퍼해주지 않고 문제를 덮고 넘어가려 했느냐는 이야기가 나왔다. 엄마는 물론 자신의 가정에 그런 일이 있었다는 것에 가슴이 무너졌지만 자기까지 슬퍼하면 내가 더 힘들어할까봐 그 마음을 드러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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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이자 친족성폭력 생존자입니다. 오랜 노력 끝에 평온을 찾고 그 여정 중 알게 된 것들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주로 희망과 치유에 대해서. '엄마아빠재판소', '살아있으니까 귀여워' '죽고 싶지만 살고 싶어서' '은둔형 외톨이의 방구석 표류일기'를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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