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과 위험한 실험실
2024/01/17
최근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만든 개혁신당이 화제다. 일찍이 제3당은 한국 정치사에 숱하게 있어왔고, 지금도 난립한다. 그러나 개혁신당은 조금 특별해 보인다. 이는 성적표에 대한 얘기가 아니다. '다름'은 '다르다'에 대한 얘기다.
그간 정치사를 거쳐간 제3당을 아주 짧게만 읇자. 김종필(JP)의 자유민주연합, 이회창의 자유선진당, 안철수의 국민의당, 안철수/유승민의 바른미래당 등이 있다. 디테일에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이들은 모두 지역, 이념, 대권주자 가운데 최소 두 가지 이상 조합으로 이뤄졌다.
그러나 개혁신당은 조금 다르다. 뚜렷한 지역 기반이 없고, 보수 경쟁을 하는 것도 아니다. 이준석이라는 '스타'가 있지만, 대권주자라고 하긴 애매하다. 실제 개혁신당에 합류하겠다는 '멀쩡한' 현역 의원은 전무하다.
여기서 멀쩡하다는 표현의 요체는 공천 가능성을 말한다. 비교적 탄탄한 지역구를 꿰찼던 하태경이나 김웅 등 비주류 의원들도 험지 출마나 불출마를 택했지, 개혁신당 티켓을 끊지는 않았다.
반면, 민주당계에서는 이낙연 전 대표 뒤를 이어 현역 의원 3인이 뒤따라 나왔다. 이들이 각자 다른 당의 모습으로 나오긴 했지만, 다시 하나의 지붕 아래 모일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크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지율로 보나 관심도로 보나 제3당 통합 주도권은 개혁신당이 가져가는 모양새다. 왤까. 흔히 쓰이는 표현은 하나다. 바로 '상징 자본'이다.
이낙연계가 상징할 수 있는 자본은 호남과 일부 중도층이다. 진보 성향이 강한 호남 지역 특성을 고려해 보면 두 자본이 일부 상충하는 모양도 있다. 이는 과거 안철수 국민의당에 빗대 하위 호환적 입지일 뿐 아니라, 이재명의 민주당과 비교해서도 하위 호환이다. 어디에도 이낙연계만 콕 집어 가졌다는 '자본'은 보이지 않는다.
개혁신당은 다르다. 국민의힘이 갖지 못한, 정확히는 가졌다가 잃어버린 자본이 분명하다...
이 글이 조금만 더 일찍 쓰였더라면 이준석 전 대표의 답변을 받아볼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글이 조금만 더 일찍 쓰였더라면 이준석 전 대표의 답변을 받아볼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