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단한 하루 끝, 치맥 위로

림스
림스 · 여행에서 얻은 것들을 글로 씁니다.
2022/05/13
하루에 수십 킬로미터를 달렸다. 그리고 하루의 마지막은 늘 치맥이었다. 기다리는 치맥을 위해 달렸다고 해도 무방하다. 한 여름, 따가운 햇살 아래를 열심히 달리고 달려 하루 끝에 마시는 맥주는 행복이었다. 우린 어느 때와 비슷하듯 치맥을 하며 여러 이야기를 나눴다.

대호는 고등학교 졸업하자마자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삼성 중공업. 또래에 비해 높은 연봉과 안정적인 구조를 가진 곳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군 전역을 하고 나서도 다니던 직장으로 복직해 일을 계속했다. 그러다 보니 직장생활 속에서 오는 무력감이 대호를 휘감았다. 패턴화 되어 있는 일상 속에서 자신만 정체되어있는 느낌을 받았다. 더 나이를 먹기 전에 이곳을 나와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다가도, 이 뻐근한 일상이 주는 안정감도 나쁘지 않았다. 대부분이 이렇게 살고 있지만, 진취적이고 도전적인 삶을 선택한 몇몇 선배들에게 부러움과 절망을 느끼기도 했다.

"30대 전에 나와야 할 텐데... 진짜 퇴사가 꿈이다. 근데 함부로 선택을 못하겠어. 지금 이 상황에선" 대호가 말했다. 이어 준섭은

"야야, 지금은 아닌 것 같다. 코시국에 아무것도 안 돼. 일단 붙잡고 있어. 엄청난 아이디어로 준비하지 않는 이상 힘들 거야"

"알지. 근데 뭔가 답답해"
"백수들 앞에서 배부른 소리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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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캐나다 소도시인 '스쿼미시' 라는 곳에 살면서 얻은 소중한 것들을 기록하기 위해 씁니다. 종종 여행을 다니면서 건진 소중한 경험 들을 공유하려고 합니다. 찬찬히 음미하시면서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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