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희망]

설콩
설콩 · 취미로 시를 쓰는 요리사입니다
2022/04/11
희망 

어두운 하늘.
고동치는 대기.

한 점, 한 점 떨어지는 빗줄기는
이내 눈앞에 커튼을 드리우고

알렁이는 하늘은 사이렌마냥
주기적인 빛만 반복적으로,
하늘을 깨는 천둥 소리만 적막하게 흐른다.

빛 한 점 없는 세상에
기어코 찾으려는 빛 구멍.
좌절하는 뒷모습엔
고된 세월의 따가운 총알 자국만 박혀 있다.

짚어내며 나아가려는 지팡이 그 끝에는
탄식 섞인 곰팡이만 피어있다.

뿌리 박힌 먹구름에 남은 건
덧없는 이상뿐,
하릴없는 꿈 따위뿐,
부정의 끝에 다달아 마침내 돌아본 뒤편엔,
가녀린 새싹이 힘겹게 손 끝 내돋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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