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01. 흙수저로 태어나다.

김슝이
김슝이 · 글에 마음을 담다.
2022/03/24
영화 '기생충'
살면서 흙수저란 신생 단어를 처음 접했을 때 그 말이 싫었었다.
모두가 가장 낮게 보는 흙수저가(어쩌면 흙수저보다도 아래인 흙) 바로 나였기 때문에 본능적으로 거부감이 들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흙수저가 아닌 단어로 날 대체할 단어를 찾지 못했다.

나는 초졸 어머니, 중졸 아버지를 둔 둘째딸로 태어났다.
그리고 아빠는 아빠의 역할이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이었다.
매일 술을 마셨고 매일 엄마를 때렸으며, 그 폭력은 곧 두딸들에게도 뻗쳐왔다.
 
이유와 목적 없는 아버지의 폭력, 엄마의 무력함, 가난한 단칸방에서의 생활은 매일이 공포였다.
집유리문 밖으로 비치는 아빠의 실루엣은 지옥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였다.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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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하고 폭력적인 가정에서 자랐어도, 잘 살고 있는 30대 여자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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