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가 끝났다. 유난히 길게 느껴졌던 선거. 모처럼 장혜영 의원의 연설 영상을 다시 찾아보았다. (글 말미에 영상 링크를 달아 두었다. 개인적으로는 고 노회찬 의원의 당대표 수락 연설만큼 좋아하는 연설이다. 물론 그만큼 유명하지는 않지만.)
자타공인 역대급 비호감 대선이었지만, 나는 남들에게 반쯤은 농담 삼아 기대되는 대목도 있는 선거라고 말하곤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장애로 인해 군대에 가지 못한 두 남성이 대결이 아니었던가. 한국 정치판에선 신성시되는 군필이 아닌 두 대선후보이기에, 어쩌면 군 관련 공약이 아니라 장애인을 위한 공약을 전면에 내세우지는 않을까 내심 기대했다. 한국 정치를 참 모르는 바보가 여기에 있다. 또 속다니. 이재명 후보의 공약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윤석열 당선인의 공약은 그보다 더욱 실망스러웠다.
선거기간 동안 지하철에서 장애인권을 위해 시위를 했던 운동가들이 있다. 정치권의 반응은 미지근했다. 원내정당 중엔 정의당 정도가 반응했고, 비원내정당에선 진보당과 노동당이 시위 현장에 방문했다. 승리자인 윤석열 당선인과 안철수 인수위원장은 TV토론에서 끝내 장애인권 관련 언급을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