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 아침에 쓰는 감사일기

진영
진영 · 해발 700미터에 삽니다
2024/02/10
설날 아침이다.
설날이라고 다를 건 하나도 없다. 7시도 안 된 시간인데 남편은 일어나 덜거덕거리며 난롯불을 피우고 그 소리에 잠이 깬 나는 따뜻한 이불 속에서 얼룩소를 뒤지고 있고.
너무 좋다. 설날이라고 함께 아침 먹자고 부르시는 형님댁에 가지 않아도 돼서.  모처럼 인정내서 불러주시는 건 고맙지만 8시 전에 도착해야하니 깜깜한 새벽에 일어나 머리 감고 서둘러야 하는 불편함이 없어 정말 홀가분하고 편하다. 형님 내외분은 올핸 서울 아들네 집에서 설을 쇠기로 하셨단다. 탁월한 선택이시다.

어제 책에서 읽은 글이 생각났다.
매일 술 마시고 늦게 들어오는 남편이 싫어 이혼을 결심했지만 어느날 우연히 길에서 힘들게 도로 보수작업을 하는 남편을 처음으로 보게 되었다고 한다. 저렇게 고생하며 번 돈으로 우리 가족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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