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이 찐다 - <몸과 문화>

메리 오닐 · 메리 오닐
2024/05/05
몸과 문화
살이 찐다  - <몸과 문화>

술자리가 많아서다. 뚱뚱함이 만들어낼 질병보다 타인의 가여운 시선이 우선 걱정된다. 나는 나로서 오롯이 서기 힘들다.

 일용할 양식이 부족한 과거에는 비만은 가진 자의 사치였다. 굶어죽는 이는 많아도 비만과 연계된 질병으로 사망한 이는 드물었다. 시절이 변했다.

 다들 살빼기에 여념이 없다. 비만은 우둔함 내지는 게으름의 육체적 표식이다. 성적매력은 물론이거니와 지적수준마저 떨어져 보인다.

 상황은 매우 모순적이다. 마구 먹으라는 광고와 살 빼는 약을 선전하는 매스 미디어 사이에서 몸은 항상 타인의 시선을 의식한다. 타인의 시선 속에서 그네들의 인정을 받아야 제 아름다움을 긍정하며 나아갈 수 있다. 소설가 김중혁이 씨네 21에 기고했듯 스스로가 잘생겼다는 암시는 지극히 긍정적이다. 허나 타인이 무심코 던진 한마디에 의해 쉬이 그릇됨으로 변질된다. 내 얼굴은 내 것이 아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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