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솔산 통신8

흐르는강 · 사람사는 이야기
2023/06/02
< 도솔산 통신8 > 

일터에 왔다.
 구름이 조금 있지만 햇빛이 쏟아지고 도솔산은 며칠 전 내린 비를 말리는 중이었다. 소나무는 송진향을 내뿜으며 갑옷같은 껍질을 이리저리 비트는 것처럼 보였다. 굴참나무며 오리나무들도 물기를 툭툭 털어내고 숲은 곧 보송보송한 속살들을 부비리라.
 길은 젖어있으되 질척하지 않았고 푸슬푸슬 백설기처럼 부드러웠고 밟으면 푹신한 느낌이 좋았다.
 사람들은 온전히 봄을 느끼고 싶어서일까. 가벼운 옷차림이 많았고 혹시 몰라 입고온 두터운 외투를 벗어 허리에 동여맨 사람도 꽤 있었다. 

도솔산이 옛날 대전이 작을 때에는 대전의 서쪽 끝에 있었으나 이곳저곳 대전이 몸집을 불리다 보니 도시의 정중앙은 아니더라도 도심 가운데에 있게 되었다. 둔산의 남선공원처럼.
 그래서 내가 매일 걷는 숲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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