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현을 돌아보며 - 권력은 어디에서 오는가?

라인란트 · 독빠밀덕 아닙니다
2024/03/16
요즘 민주당을 보다 보면 박지현의 이름 석 자가 떠오른다. 특별히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의미에서만 떠올리는 것은 아니다. 비대위원장 박지현이 왜 실패했는지, 그리고 다른 정치인들은 박지현과 다른지에 대한 이야기이다. 다소 두서없이 여러 이야기가 섞여 있는 듯해도 이해해주시기 바란다.

시계를 잠시 돌려보자. 2022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은 왜 패했는가? 일단 윤석열 정부 허니문 선거니까 진 게 크게 이상한 일은 아니다. 그리고 민주당 지지자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다른 이름이 종종 튀어나온다. "박지현이 당을 쓸데없이 들쑤셔놔서 지지자들이 투표장에 안 나와서 졌다!"는 것이다. 시간이 꽤 지났지만 여전히 강성 지지층 사이에서 '박지현'이라는 이름은 '실패한 청년정치인'의 대명사처럼 잘근잘근 씹히곤 한다.

그런 식의 분석에 별로 동의하지 않는다. 당시 지지층 사이에서는 대선 석패와 윤석열 정부의 생각보다 낮은 취임 초 지지율 등으로 소위 '근자감'이 넘실거렸지만, 돌아보면 박지현이 가진 위기감과 절박함이 옳았다. 또한 당시 박지현이 했던, 문재인 정권에서 요직을 지낸 인사들의 책임 촉구나, 당내 성범죄에 대한 엄정 대응 등은 기본적으로 옳은 방향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왜 그녀의 '개혁'은 당내 격한 반발을 불러오고 실패했으며, 그녀를 지지층의 증오의 대상으로 만들었는가? 당내 기득권 세력의 저항? '지방대 출신 20대 여성'에 대한 혐오? 강성 팬덤의 폭력성? 모두 일정부분은 사실일 것이다. 하지만 더 본질적인 문제는 그녀 자신에게 있었다. 그녀는 민주주의의 기본 명제를 가볍게 보았고, 그로 인해 실패했다.

이재명에겐 있고 박지현에겐 없었던 것

민주주의의 기본 명제란 무엇인가? 내가 최근에 쓰는 글마다 주구장창 강조한 헌법 제1조제2항,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이것이 기본 명제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나와 달리 수많은 권력을 갖는 이유는 그가 나보다 나이가 많아서도, 나보다 학벌이 좋아서도, 나보다 술을 잘 마셔서도 아니다. 2022년 3월 9일에 20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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