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영
진영 · 해발 700미터에 삽니다
2023/04/01
그려, 우서방.  나도 자네가 몹시 보고싶구먼. 언제 보고 못 봤나...  기억도 잘 나지 않는구먼.
여긴 흙길에 자동차라도 지나가면 아주 먼지가 풀풀 날린다네.  뒤늦게 꽃들이 피려는지 꽃망울이 맺혔는데도 목이 말라  활짝 피질 못하고 있는 모양새네 그려.
오늘 또 큰 나무 두 그루를 마저 옮겼다네.  아주 내리쬐는 뙤약볕이 여름 못지 않더구먼.
나무를 옮긴 후에 호수로 지하수를 흠뻑 뿌려줬지.  근데 이렇게 가물 때 물을 많이 퍼써도 되나 싶어 양심에 찔리더군.
이럴 때 자네가 좀 방문해 주면 얼마나 반갑겠나.

어젠 화단에 꽃씨를 뿌렸다네.  며칠 전엔 감자도 심었지 뭔가. 꽃씨도 감자순도 모두 지네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어.
자네 기다리다가 봄볕에 아주 새까맣게 얼굴도 마음도 다 타버릴 것만 같아.
어째 짬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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