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정치가 시사하는 민주주의의 암울한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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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7/26

 By 데이비드 브로더 (David Broder)
이탈리아형제당 대표 조르자 멜로니, 출처: Alberto Lingria/Reuters/뉴욕타임스

“불길 속에서 끝을 맞이하는 거라면, 우리는 모두 함께 불타리라.”

이 불길한 문장은 종말론적 시의 한 구절이 아니다. 정치인의 자서전에 나온 말이다. 2021년 발표된 이탈리아 극우 정당 ‘이탈리아형제들(FdI)’ 당의 대표 조르자 멜로니의 자서전은 대다수 정치인이 선호하는 평범한 스타일에서 벗어나 이런 이상한 경구로 시작한다. 무솔리니 정권의 패배한 중위가 택했던 상징을 쓰며 스스로를 ‘포스트 파시스트'라 칭하는 정당의 대표인 멜로니, 하지만 그는 주류 정치인과는 거리가 멀다.

적어도 예전엔 아니었다. 하지만 멜로니 대표가 베스트셀러에 오른 자서전을 출판한 지 두 달 만에 그녀의 정당은 최초로 여론조사에서 1등을 차지했다. 그 이후로 계속 20퍼센트 이상의 지지율을 유지했고, 마리오 드라기 총리의 기술관료적 연정에 대적하는 유일한 주요 야당이 됐다. 7월 21일 수요일, 놀라운 사태의 전환으로 내각이 붕괴했다. 가을로 예정된 조기 총선으로 이탈리아형제당이 유로존의 주요 경제국을 이끄는 최초의 극우당이 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유럽과 이탈리아에서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이다.

또 2018년에 4퍼센트 득표율에 그쳤던 정당에게 놀라운 성공이 될 것이다. 그 중심에는, 문명의 쇠퇴에 대한 두려움과 자신의 가족, 신, 고국과의 관계를 서민적으로 잘 섞어낸 멜로니 대표가 있다. 그녀는 대중문화에 정통하고 J.R.R. 톨킨을 자주 인용하며, 스스로를 ‘이례적으로 현실적인 정치인’으로 그린다(자서전의 문장은 이 두 가지가 결합된, 호빗 시리즈 영화 음악에 나온 에드 시런 노래의 가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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