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수업이라는 시간낭비에 관하여

홈은
홈은 · 15년차 집돌이
2022/12/27
자유학기(년)제라는 귀한 시기에 중3까지 선행을 마치지 않으면 안 될 것처럼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맞는 말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틀린 말일수도 있다. 아이들의 시간은 쓸데없는 일들로 가득 차있다. 미래에 쓸모 있을 일들로 쌓아 올린 유년기를 무슨 재미로 사나 싶다. 정작 어떤 세상이 올지 아는 사람은 많지도 않은데 말이다.

젊고 빠르고 호기심 많은 아이들이 즐겁게 탐구할 수 있도록 세상을 탐구할 시간을 선물하는 교사들에게 감사한 마음이 든다. 미래의 직장을 걱정하고 아이들이 먹고살 일을 걱정하면서도 진로와 직업 탐색보다는 국영수에 힘을 주는 어른들이 같은 어른인 나는 이상하게 낯설다. 좋아하는 것이 비슷한 친구들끼리 함께 고민하고 다양한 자료를 찾으며 열띤 토론을 하는, 생기가 흘러넘쳐야 할 시기에 똑같은 시험 범위, 변별력을 높이겠다고 쥐어짜듯 만든 문제에 너무 많은 시간을 쓰고 있는 것은 아닐까. 

방학을 앞두고 아이들이 신났다. 디스코드와 카톡과 팀즈를 오가며 노는지 공부를 하는지 구분도 안될 정도로 들뜬 목소리로 순식간에 벤처 하나를 세웠다. 디스코드는 게임할 때만 쓰는 줄 알았는데 아이들의 새로운 통신 수단 중 하나로 자리 잡은 듯하다. 소통은 원래 가장 편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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