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붙어 걸을 필요는 없지

새로샘 · 글 읽고 쓰기 즐기는 사람
2022/08/07


딱 10일만 하면 끝나는 격리다. 게다가 이번에는 독방격리가 아니라 우리 넙덕이와 함께 하는 격리.
호텔 입구에서 신분 확인을 할 때, 미리 준비해둔 약통을 과시(?)하면서 나는 이 약을 매일 복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심장을 가리키며 여기에 원티(问题)가 있다며 간절한 눈빛을 보냈다. 물론 트릭이었다. 

소심한 저항이자, 달바꿈한 항변이라고나 할까?
PCR검사를 두번씩이나 해서 제출하여 비행기 탑승을 했다. 그런데 또 입국하여 열흘이라는 격리(하기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한 달이었던 것에 비하면 매우 느슨해진 것이긴 하다)를 해야 하는데, 게다가 쭉 같은 동선으로 움직인 아들과 각자 격리해야 한다는 규정은 아무래도 억지스럽다. 
게다가 격리비용을 대주는 것도 아니고 말이다. 두 사람이 따로 격리했다간 중국돈으로 8천元, 한화 170만원 정도의 비용이다.

그들도 내가 생각하는 불합리에 동의했던 모양인지,  커이커이(可以可以)라는 답을 쏜살같이 내주어서 감사하게도 아들과 나는 같은 객실에 머무르게 되었다.

둘이 있으니 더 나을 줄 알았는데, 둘의 힘보다 한국의 인스턴트 음식과 커피가 격리에 더 유용함을 깨닫는 나날이다. 삼시 세끼 중국식 음식을 먹는 것이 곤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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