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펜의 역설 - 결선투표제는 최선인가?
결선투표제란
결선투표제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보다 이해하기 쉬운 선거제도입니다. 간단히 말해서 1차 투표에서 과반을 얻는 후보가 없다면, 1위와 2위를 한 후보가 2차 투표에 올라가 결선을 치루는 선거제도입니다. 이렇기 때문에 유권자는 1차 투표에서 소신투표를 할 수 있어 새로운 정치세력에게 더 많은 기회를 줄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결선투표제가 있었다면, '팔을 자르는 심정으로' 이재명 후보를 뽑은 사람들은 1차 투표에서 심상정 후보나 기타 다른 후보를 마음 편히 뽑을 수 있게 되죠. (이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박현안 얼룩커님의 '중요한 건 대통령 자리가 아니라, '선거제 개편''을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A국에 등장한 히틀러형 정치인
분명 결선투표제는 유효한 정치개혁의 선택지입니다. 제3의 후보에게 기회를 주자는 것은, 유권자들이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아닌 다른 정치인에게 관심을 가질 기회를 주는 것과 똑같습니다. 아마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나 새로운물결의 김동연 후보도 사퇴하지 않고 자신의 비전을 가지고 완주할 수 있었겠죠.
하지만, 결선투표제는 '제3의 후보에게 기회를' 주자는 면에서 오히려 기존 거대 양당 체제 아래에서 일어날 수 있는 문제를 그대로 답습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생각해 봅시다. 여기 대통령제 국가이자 결선투표제를 채택한 A국이 있다고 해봅시다. 만약에 A국대선에서 히틀러와 같은 유형의 정치인이 'B민족을 말살시키자'라고 선동하면서 인기몰이를 하면 어떻게 될까요. 결선투표제가 없었다면 당선되지 못했을 이 정치인이, 결선투표제가 있었기 때문에 1차 투표에서 A국 유권자들 일부가 이 정치인에게 과감히 투표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이 히틀러형 정치인에게 기적이 일어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