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박, 튀어오르다

진영
진영 · 해발 700미터에 삽니다
2023/06/12
어제는, 태어나서 처음 보는 신기한 현상을 목격했다.  소나기가 퍼붓고 우박이 떨어지고 떨어진 우박이 튀어오르고 온 마당이 흙탕물에 잠기는 모습.

아침엔 날씨가 참으로 화창했다.
전날 저녁 소나기가 한 줄기 세차게 내린 덕분에 하늘은 맑았고 바람은 시원했다. 공기는 먼지 한 톨 없는 것처럼 그렇게 깨끗했다.
안 그래도 맑는 공기 밖에 내세울 게 없는 산 속이 하루가 멀다하고 소나기가 쏟아지니  청명하다 못해 투명하다.
굴절없이 햇살은 찬란하게 내리꽂히고...
그런 상태가 오후 3시까지 계속되었다.
3시가 되자 갑자기 온 세상이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몇 신가 싶어 시계를 쳐다 볼 정도로 점점 캄캄해지더니 마침내 무서운 소리를 내며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또 비? 하며 내다 본 바깥은 그야말로 양동이로 물을 퍼붓는 형국이었다.
천둥번개는 친구처럼 따라 붙었고 온 세상이 떠내려가나 싶을 정도로 요란한 소리를 내며 비가 청문을 두들겼다.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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