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난도를 위한 변명: 그럼에도 영 한 피프티?
2024/06/21
이 떡밥을 물지 않으려 자제했는데, 결국은 물고 말았다. 김난도라는 사람이 쓴 글 중 내가 동의하거나 공감한 글은 하나도 없었지만, 적어도 위대한 떡밥 투척자라는 것 하나만큼은 인정해야겠다. 일단 영 피프티는 김난도의 자뻑이 아니다. 김난도는 이미 60이 넘었으며, 영 피프티라 부르고자 하는 그들보다 15년 정도 연상이다. 다만 김난도는 과거 X세대니, 신인류니 불리던 그 세대가 50이 다 되어 가는데도 여전히 기성세대라고 못박기 어려운 젊음을 간직하고 있다는 뜻으로 저 말을 한 것 뿐이다.
그런데, 나는 조금 다른 관점에서 이 영 피프티 소동을 바라본다. 영 피프티라는 말에 반발하고 조롱하는 사람들이 주로 30대 후반- 40대 초반 들이라는 것이다. 이 세대는 한 때 N세대라 불리던 코호트다. 이들과 X세대 사이에는 비슷한듯 하면서도 기묘한 어긋남이 있다. 그 차이에 대해서는 나중에 따로 다뤄보기로 하고. 그런데 막상 20대는 별 반응이 없다. 즉 X세대의 영 포티, 영 피프티 자뻑에 대해 그들 바로 아래 세대가 "웃기고 자빠지셨어." 하고 반응하는 것이다. 나는 이렇게 20대 담론이 잘 보이지 않는 현상, 20대의 문화가 윗 세대를 뒤흔드는 일이 보이지 않는 현상이 불편하다. 실제로 김난도가 영 피프티라고 부르는 그 세대가 20대때는 이렇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들은 당시 50대와 부딪쳤고, 새로운 문물, 문화를 앞세워 그들을 두렵게 했고, 그들을 조롱했다. 신인류, 앙팡테리블, N세대 등등 온갖 세대 담론이 쏟아지게 만든 장본인이기도 했고, 역사회화(기성세대가 오히려 신세대에게 배워야 하는 현상) 현상의 주인공이기도 했다.
사실 이는 지금 50을 앞두고 있는 그 세대만의 특징은 아니다. 오히려 그것은 젊은 세대, 영 세대의 보편적인 특징이기도 하다. 발전하는 사회에서 젊은 세대는 거대한 실험장이며 온갖 돌연변이와 괴물들이 튀어나오는 진화의 가장자리이기 때문이다. 새로운 시대, 새로운 문물은 젊은 세대 사이에 이미 보편화된 반문화, 하위문화를 기성세...
31년 교직경력을 마무리 하고 명퇴한 뒤 독립출판을 꿈꾸고 있습니다. 청소년 인문사회 교양서를 많이 집필했지만, 원래 꿈은 소설가였습니다. 정치, 사회, 경제 문제, 클래식과 록 음악에 관심이 많고, 170여개 산을 오른 40년 경력 하이커이기도 합니다.
지금 20대는 지친 느낌이 있습니다. 무기력해서 혼자 살아남고 혼자 즐기기에도 벅찬 느낌을 받습니다. 집단적으로는 사회적 자아가 드러나지 않는데 익명 뒤에 개인이 그림자로 존재하는 듯합니다. 지금의 뉴진스나 BTS가 서태지의 충격과 같지 않은 이유로 진단하신 내용에 깊이 공감합니다. 기성세대가 된 세대가 창조한 문화 안에 새로운 세대가 너무 안주하는 느낌인데, 또 박차고 걷어차기엔 기성세대의 자본력이 너무 거대하게 느껴지는 건 아닐까요. 인디문화나 새문화는 원래 헝그리했다, 그게 젊음 아니냐고 하기엔, 요즘은 자본이 너무 인간창조력의 밑바닥까지 잠식한 느낌입니다.
처음에는 무슨 소린가 했는데, 읽으면서 설득력이 있다고 느꼈습니다.